文, '대세주자'…"양자대결? 安, 적폐세력 후보"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간다"
[뉴스핌=이윤애 기자] 국민의당 19대 대통령후보로 안철수 전 대표가 선출된 가운데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5년 만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에는 안 후보가 중도포기해야 했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 정식으로 링 위에서 다퉈 누가 이길지 한껏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2년 당시 안 후보는 초반 시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완주하지 못했다. 안 후보는 그해 11월 23일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다 교착상태가 이어지자 "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라면서 후보를 사퇴하며 설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후보 단일화 압박도 없다. 정정당당한 경쟁만이 남았다.
두 후보 모두 5년 전과 달리 체급과 전투력이 놀랄 만큼 높아졌다. 문 후보는 전날 민주당 경선에서 5연승 끝에 같은 당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을 가볍게 제압했다. 누적 득표율 57%로 결선 투표 없는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문 후보 측은 '대세 주자', '1강 체제'를 주장하며 후보확정으로 안희정, 이재명에 나뉘어졌던 민주당의 지지표도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한다.
문 후보는 전날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저는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고 못 박았다. 만약 안 후보가 구 여권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이 성사된다면 "그것은 (안 후보가) 적폐 세력의 정권 연장을 꾀하는 후보가 된다는 뜻"이라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주요 여론조사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문 후보는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전국 성인남녀 25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4.9%로 13주 연속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또한 안희정 충남지사(12.1%), 이재명 성남시장(10.0%)의 지지율을 합하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57%다. 반면 안 후보는 22.7%로 문 후보와 12.2% 지지율 격차를 보인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 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안 후보 역시 국민의당 경선에서 연일 압승을 거두며 무서운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월 "이번 대선은 안철수 대 문재인의 싸움"이라고 장담했다. 경선 과정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가장 두려워 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안 후보의 말처럼 경선이 이어지자 실제 지지율도 빠르게 올랐다. 안 후보는 민주당 안 지사, 이 시장보다 지지율에서 뒤쳐져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가 이기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지난 2일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44%의 지지율로 문 후보(36%)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 역시,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만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가 48.1%로 43.7인 문 후보를 오차범위(±3.1%) 내 수치이지만, 4.4%포인트 앞섰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세론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자신감은 목소리 변화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나긋나긋하던 목소리를 버리고, 저음의 강한 톤으로 발성법을 바꿨다. 연설 내용도 한층 강해졌다.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 모두 불살랐다"며 국민의당 내외에서 논의되는 연대논의를 확실하게 차단했다. 안 후보는 또한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수락연설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왔다.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면서 "오직 국민만 믿고, 안철수답게,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