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4월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중국, 보따리 들고 갈 것"
"중국을 빼고 한국을 환율조작국 리스트 맨 위로 올리진 않을 것"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미·중 정상회담이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우려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환율조작 혐의국 리스트 맨 위에 올라 있는 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갈등국면을 완화할 경우 결과적으로 미국이 중국은 물론,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있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보따리를 풀 것"이라며 이 같이 내다봤다.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한 발 물러서며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이에 미국은 그 보답으로 강경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리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정택 원장은 "미중 정상회담은 트럼프의 공약 또는 대외 통상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나갈 것인지, 공약과 실제와의 갭(차이)을 가늠할 수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무역적자 줄여야 한다'나 '환율이 문제가 있다' 정도의 공언을 한다면, 그 쪽으로 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사람들이 상당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선물)보따리를 들고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보따리가 커서, 틸러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때처럼 별 말 없이 지나가면 트럼프의 통상정책이 그렇게 무대포식은 아닐 수 있고, 마찰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 2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즉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지만, 취임 석 달째인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정택 원장은 "중국은 4월 미중 정상회담을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 전에 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이 보따리를 풀어 빠져나가는 경우에) 미국이 중국을 빼고 한국을 맨 위에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이)절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우리도 보따리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그래도 불확실성은 확실히 줄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우리나라 스스로도 철저한 논리로 미국을 설득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현정택 원장은 "경제적 현상 가운데 가장 복잡미묘하다고 할 환율을 갖고 미국 의회가 보고서로 조작이다 아니다라고 하는 자체가 불운이고, 맞지 않는 것"이라며 "그 쪽에서 그렇게 나오니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환율에 개입을 하지도 않았고, (원화 가치를) 절하시키려 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작년 연말엔 달러를 팔면서 (원화 가치를)절상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한)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가 불리한 대우를 받아선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