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측 "선관위원장 사퇴·재발방지책 마련"…선관위, 긴급회의
[뉴스핌=이윤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 사실상의 본선으로 일컬어졌던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가도를 달리다 급브레이크 걸리는 모습이다. '한 팀'을 강조하며 선의의 경쟁을 표방하던 후보들이 '루비콘 강'을 건너 돌이킬 수 없는 갈등 국면에 빠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경선 불복' 전망마저 거론된다.
사건은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투표 집계 후에 일어났다. 현장투표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했지만 이날 밤부터 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자료들이 유출되기 시작한 것.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 측은 23일로 예정됐던 대선 출마선언을 연기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세월호 인양으로 엄숙해진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여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날 파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선후보 공명경선 선언식'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후보들의 모습. (왼쪽 위 시계방향)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이형석 기자 leehs@ |
우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이 당 선관위에 강력한 불신을 나타냈다.
안 지사 측 강훈식 대변인은 입장 자료를 내고 "우리는 믿었다.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가 공명정대하게 선거 과정을 관리해 줄 것을 믿었다"면서 "그러나 진위여부, 유불리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상황에 대한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의 책임 있는 입장을 내일 오전까지 명확히 밝혀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 측 김병욱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입장 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는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홍재형 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아울러 당 지도부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규백 민주당 사무총장은 당 지역위원장들에게 문자를 통해 투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도록 단도리에 나섰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았다. 홍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근거를 가지고 후보자의 순위가 들어간 보도를 할 경우 자칫 향후 진행될 선거인단의 투표행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당 내용에 대한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23일 오전 선관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