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의 날 맞아 관광객 감소 현실화
면세점 등 피해 불가피…대책도 마땅치 않아
[뉴스핌=함지현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부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성 조치로 한국 여행 통제를 본격화함에 따라 유커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국내 유통가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정부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15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한산하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한국 단체관광 및 여행사를 통한 발권·예약 업무를 대대적으로 중단함에 따라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계는 바로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70%에 달하는 면세점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신규면세점은 아직 자리를 잡기도 전에 이같은 악재를 만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망했다"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의 비중이 절반씩 차지하는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도 안심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의 조치가 단체관광객 뿐 아니라 현지 여행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개별관광객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큰 만큼 일정부분 손해도 피할 수 없다.
이로인해 연매출 8조7000억원에 달하던 국내 면세점 매출 중 약 4조원이 넘는 금액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사 통계를 종합하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중 약 40%가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한 단체여행객이고, 60%는 자유여행객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 중 약 70%인 6조원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만큼 단체 관광객이 원천봉쇄될 경우 2조4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자유 여행객 중 여행사를 이용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이라는 점에서 1조8000억원의 추가 피해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면세점 차원에서 나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없다는 데에 있다.
각 면세점들은 수십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왕훙(網紅, 인터넷 스타) 초청 행사를 하는가 하면 한류를 이끌고 있는 연예인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개별 관광객, 이른바 '싼커(散客)'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워낙 큰 만큼 공백을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이나 동남아와 같은 다른 국가의 관광객 유치 역시 일부 보완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뿐만이 아니다. 중국인 입국객이 급감할 경우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같이 호텔업계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중국인 입국자수가 32% 이상 급감한 2015년 3분기에 대표 업체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2%, 56.4% 감소했었다. 당시에도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확대한 이유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이같은 특급 호텔의 경우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10% 남짓으로 크지 않아 큰 손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유커 비중이 적게는 25%, 많게는 60%에 육박하는 비즈니스 호텔 등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의 경우 중국인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어느정도 여행 취소 비중도 다소 안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하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나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찾는 싼커가 많은 중소호텔은 바로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의 한국여행상품 판매 금지조치로 올해 중국 관광객이 최대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806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40만명 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이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