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호주의 반대 및 금융규제안 존속 주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이 이번 주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보호주의에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아메리카 퍼스트’와 기존의 세계화 체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1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가 존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공동 결의문을 채택했다.
유럽 주요국은 이를 G20 회의에서 밝힐 계획이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에 정면 반박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공동 결의문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글로벌 경제의 개방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밝히며,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의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모리스 옵스펠드 이코노미스트와 독일 정부는 이번 G20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국경세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상품에 관세를 면제하는 한편 수입품에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국경세는 보호주의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 측의 대표로 참석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인위적인 통화 가치 평가절하와 불공정한 무역 체제에 대해 일침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세우는 보호주의와 국수주의 정책은 지난해 G20 회의에서 각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지양하기로 한 결의와 상반되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미 독일에 집중된 상황.
독일을 포함한 일부 참여국은 이번 회의에서 건설적인 논의와 함께 바람직한 방향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EU 재무장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드 프랭크버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기로 해 미국과 유럽이 다방면에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폭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증진시키겠다고 나섰지만 유럽 측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가 특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금융권 감독 체제가 국제적인 규범과 맥을 같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G20 회의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종료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4~15일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한편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높일 뜻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지난 9일 회의를 갖고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를 확대하거나 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지가 낮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