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체 관광객 취소 쇄도.."문 닫아야 할 판"
[뉴스핌=한태희 기자] "예약 취소한다고 중국 여행사가 연락해 옵니다. 오는 15일 이후 예약은 전부 취소됐습니다." 서울 영등포에 사무실을 둔 K여행사 대표의 하소연이다.
K여행사는 한국 정부가 인증한 중국 인바운드 사업(중국인의 한국여행) 여행사다. K여행사는 지난해 11월4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로 등록됐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중국 인바운드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사드 배치 보복에 나선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을 통제하고 있어서다. K여행사 대표는 "현지 여행사도 (중국) 정부가 지시를 내려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한탄했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사드 보복 조치에 중국 전담 인바운드 여행사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현지 여행사를 불러 오는 15일 이후 한국행 여행 상품 판매 중지 지시를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계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중이다. 오는 4~5월 예약은 물론이고 계약까지 마친 이달 단체여행마저 해지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Y여행사는 "건수는 말하기 힘들지만 전부 캔슬됐다"며 "춘절(중국 설) 끝나고 비수기라고 하지만 예약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C여행사 대표는 "예약의 80%가 취소됐고 나머지 20%도 보류 상태"라며 "3월말쯤 되면 일감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절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로 서울 명동 일대가 붐비는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로 등록된 여행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총 161개다. 이 여행사들은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 중이다. 위기 대능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줄면 문을 닫아야 할 여행사도 여러 곳이다.
부산에 사무실을 둔 H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에 오는 외국인 중 절반이 중국인이고 여태까지 중국인 상대로 사업했는데 갑자기 일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속수무책이라고 한탄했다.
문제는 상황이 반전되길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사드 배치 작업을 시작했다. 이로 인한 중국 내 반한 감정은 고조되고 있다. 한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넘어 한국 관광을 기피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서울 종로구 소재 D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여행사도 우리랑 거래를 하니까 내부 일정 때문에 조금만 미루자거나 보류하자고 설명했는데 지금은 단체 관광객이 한국행을 원치 않는다 점을 계약 해지 사유로 든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806만명으로, 이 중 약 85%(685만명)가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온다.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한 단체여행객은 40%(274만명)이고, 자유여행객은 60%(411만명)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