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기업은행·KTB증권서 상장수익증권 거래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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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이광수 기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일반주식처럼 쉽게 사고팔기가 가능합니다.” 이는 폐쇄형펀드 설명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설명이다. 이 말은 환금성이 떨어지는 폐쇄형펀드 투자에 대한 고민을 지워 투자자 모집에 유인책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해당 펀드 청약시 상장수익증권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인지 잘 살펴야 한다. 은행·보험사를 통해 가입할 때도 상장된 수익증권을 매매하기 위해선 별도의 증권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중소형 증권사 상당수가 상장수익증권의 거래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거래에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수익증권은 총 13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자본시장법 230조 2항에 의해 공모펀드가 폐쇄형으로 설정될 때 90일 이내 무조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도록 돼 있다. 폐쇄형펀드는 환매가 불가능하지만 언제든지 거래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 은행·보험사는 ‘중개’ 라이선스 없고, 일부 증권사는 상장수익증권 거래서비스 막혀
지난해 7월 개인고객들은 ‘하나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 Class A’펀드 기업은행을 통해 11억원어치를 청약 했다. 또,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종류의 ‘Class F'펀드에 KTB투자증권을 통해 84억원을 투자했다.
같은해 9월 미국 댈러스 오피스 부동산 투자로 유명세를 떨쳤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둥산9-2‘펀드에도 미래에셋생명의 개인 고객들의 쌈짓돈 31억원이 유입됐다. 이 외에도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의 'PAM3부동산3호'펀드는 우리은행, 신한BNPP운용의 '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투자신탁' 펀드 등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문제는 이들 금융사를 이용한 투자자들은 일반주식처럼 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업은행과 미래에셋생명보험 등은 증권사가 아니기 때문에 증권 ‘중개 라이선스’가 없고, KTB투자증권은 상장수익증권 거래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상장수익증권 거래기능이 없는 키움증권은 이런 부분을 염려해 폐쇄형펀드를 팔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진입은 가능한데, 탈출구가 없는 상품을 팔 수 없다”면서 “상장수익증권 서비스가 안돼 거래를 못하는데 해당 금융사를 통해 투자자들이 가입했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영업 행위상의 불건전한 행위”...불완전판매 의혹까지
금융당국도 불편한 기색이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 부장은 “폐쇄형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서 상장수익증권의 주문을 안 받아주거나 거래가 막히는 것은 증권사와 고객간의 영업행위와 관련돼 있다”면서 “이는 증권사가 부당하게 권유하거나 불법으로 일임매매하는 수준의 영업 행위상의 불건전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3월 3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수익증권 13종목 가운데 거래가 이뤄진 종목은 3종목에 불과했다<자료=대신증권 HTS> |
반면 해당 금융회사들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가입 정보가 담긴 원장정보를 확보해야 세금 등의 비용이 시스템상에서 일률적으로 계산돼 부과되는데, 그 정보가 없어 서비스가 막혀있다”면서도 “우리가 판매한 펀드는 기관 대상이어서 상장수익증권에 대한 매도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홍경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은 "상장수익증권의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에 바로 가입했다면 절차상 매매가 편리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익증권의 매도를 원하면 펀드설정 90일 이후 은행을 방문해 주식으로 전환의사를 표시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점에서 자산운용사에게 통보후 보유중인 증권계좌에 주식으로 전환해 넣어준다"면서 "이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수익증권계좌에 있던 펀드 좌수는 '0'으로 처리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주식처럼 거래가 된다는 말도 사실과는 다소 달랐다. 대부분 증권사는 ‘수익증권’이나 ‘기타상장증권’ 창을 별도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일반 주식이 거래되는 HTS 검색창, 포털사이트,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 등에서 종목명이나 코드로 검색이 불가능하다.
또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상당수는 상장수익증권 거래서비스 자체를 제공하지 않아 거래에 충분한 유동성이 형성되기 어렵다. 그 결과 지난 3일에도 거래된 상장수익증권 13종목 가운데 10종목은 거래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
한편,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7일까지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연방 교육부 청사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공모펀드'를 KB국민은행, 미래에셋대우, 신한은행, 우리은행 영업점을 통해 총 1410억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5년 6개월의 폐쇄기간 중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통해 가입한 투자자는 거래를 위해 상장이후 해당 은행을 다시 찾아 상장수익증권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계좌로 옮겨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이광수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