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성 노안 급증...안과 진료비도
“정지상태서 모바일기기 사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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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동석 기자] 40대 중반 A씨는 요즘 휴대폰을 볼 때마다 안경을 치켜올리거나 벗는다. 가까이 있는 작은 글자가 잘 안보여서다.
주중에 A씨는 노트북과 함께 살다시피 한다. 검색해서 자료 찾고, 보고서 만드는 게 일이다. 집에 가서는 휴대폰으로 이런 저런 것들을 또 검색한다. 모바일 게임도 즐긴다.
그는 “안경 하나 새로 맞춰야 할 것 같아요”라면서 동네 단골 안경점을 찾았다. A씨는 “안경점에 갔더니 ‘노안이 심하게 왔다’고 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모바일의 역습이다. 노안은 이제 노인만의 것은 아니다. 3040세대에서도 노안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안 증상은 이렇다. 갑자기 먼 곳을 보면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 먼 곳을 보다 갑자기 가까운 곳의 글씨를 보면 앞이 어른거린다.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가 2013~15년 노안수술환자 329명을 조사해서 발표한 바 있다. 노안수술을 받은 환자는 원시가 75.4%, 근시가 23.7%, 정시가 0.9%였다.
원시는 망막 뒤에 상이 맺히는 현상이다. 더 많은 초점 조절력이 필요하다. 먼 곳은 잘 보이나 가까운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나이가 들어 눈이 노화하면 탄력이 떨어지고 조절력도 약해진다. 다초점 안경 렌즈를 쓰며 원시성 노안을 해결하곤 한다. 심하면 수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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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모바일기기 사용이 일상화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 승객이 모바일기기를 들여다보면서 검색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런가 하면 안경점도 증가하고 있다. 안경점을 포함한 40개 생활밀접업종 사업자는 지난해 8월 기준 총 179만명이다.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안경점 증가율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3.7%다. 패션으로 안경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모바일기기 사용에 따른 눈 건강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안과 진료비는 큰 폭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 표시과목별 진료비 증가율은 비뇨기과 10.5%, 안과 10.4%, 피부과 9.9% 순이다. 최근 5개년 간 안과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6.91%로, 피부과 다음으로 높다.
버스나 지하철 등 흔들리는 공간이나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화면을 보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하면 눈을 더욱 침침하게 만들고, 결국 노안 시기를 앞당기게 된다.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어두운 곳에서 오래 사용하는 것도 노안을 불러 오는 요인이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ds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