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물 흐르듯,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긴장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넌센스2’에서 쾌활하면서도 주변 인물들을 카리스마 있게 잡는 허버트의 모습이 실제 이미쉘(26)과 똑 닮았다.
이미쉘이 참여한 뮤지컬 ‘넌센스2’는 호보켄 음악회의 무대를 빌려 감사 콘서트를 하게 된 다섯 명의 수녀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그는 유일한 흑인 수녀이자, 원장 수녀 메리 레지나(박해미)의 오른팔인 허버트를 연기한다.
“이번 역할은 실제 제 모습과 제일 비슷해요. 제가 맞춤법 틀리는 것도 싫어하고 물건 정리정돈은 완벽하게 해야 하는 강박증이 있거든요. ‘넌센스2’에서 허버트도 마찬가지죠. 원리원칙을 따지면서, 원장 수녀의 허당스러운 모습을 딱 잡아주잖아요. 이런 모습이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 더 끌렸고요.”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인물을 연기하는 이미쉘. 그를 이번 작품에 추천한 사람이 바로 ‘넌센스2’의 연출가이자, 원장 수녀를 맡은 박해미이다.
“갑자기 박해미 연출님이 전화를 하셨어요. 그때까진 친밀한 사이까진 아니었고, 대학교 교수님과 제자 사이였거든요. 하하. 박해미 연출님이 뮤지컬을 하자고 제안하셨는데, 어떤 작품인지 듣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어요. 같이 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죠.”
처음에는 교수와 제자로 만났지만, ‘넌센스2’에서는 다르다. 두 사람은 마치 톰과 제리처럼 서로만 보면 으르렁거리지만, 극 중에서 가장 의지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애드리브로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다.
“애드리브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원장 수녀가 애드리브를 시작하면 ‘아,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죠. 박해미 연출님도 약속한 것만 지키고 그 외에는 다 하라고 허락 해주셨거든요(웃음). 그래서 수녀 입에서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발칙한 애드리브도 가능해요.”
여느 뮤지컬보다 이번 작품이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공연이 올라가는 기간은 3주, 그가 허버트로 연기하는 기간은 단 2주다. 아쉬울 법도 한데 그는 “그렇지만도 않다”고 답했다.
“공연이 짧아서 아쉬운 건 없어요. 제가 공연에 올라가는 횟수가 꽤 많거든요(웃음). 2주라는 시간을 꽉 채워서 공연해서 좋기만 해요. 남은 공연 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더 소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해요. 정말 다 같이 즐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죠.”
이미쉘을 놓고 얘기하자면, 본업인 가수에 대해 빼놓을 수가 없다. SBS ‘K팝스타’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데뷔했고, 최근 JTBC ‘힙합의 민족’에서는 파격적인 랩 실력을 뽐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 ‘넌센스2’를 하면서 틈틈이 곡 작업 중이에요. 가사도 직접 쓰고 멜로디 구성에도 참여했거든요. 이번 앨범에서 노래랑 랩을 같이 보여드릴 거예요. ‘힙합의 민족’을 하면서 랩에 대한 재미를 느꼈죠. 장르는 EDM 요소가 섞인 R&B이자 힙합이에요. 복잡하죠? 하하.”
가수의 꿈을 꿨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소속사 갈등으로 속상한 일도 겪어야만 했고, 방송과 그리고 대중과 조금은 멀어져야만 하는 시기를 보내야했다. 하지만 음악은 이미쉘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이다.
“음악은 저의 감정을 더 좋은 곳으로 흘러가게 해줬던 매개체였어요. 제가 느꼈던 감정을 모든 분들이 느낄 수 있다면 그들을 위해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뮤지컬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연기도, 춤도, 노래도 능히 잘 해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죠.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엉뚱한 얘기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예뻐요. 하하. 사석에서 저를 본다면, 제 매력을 모두 보여드릴게요.”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원샷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