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자율주행차·드론 등 차세대 기기 부각
스마트폰과 융합 가속화…ICT 산업 '별' 총출동
[바르셀로나=뉴스핌 최유리 기자] "2016년 MWC에선 모바일이 전부였지만, 올해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려 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 2017'은 '모바일: 그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를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등 다양한 기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대신 모바일은 이를 이어주는 '허브' 역할을 맡았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스마트폰과 차세대 기기의 접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 스마트폰과 차세대 기기 융합 가속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MWC2017에선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 등이 주연으로 떠올랐다.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넥스테크(NexTech)홀'도 처음으로 신설됐다.
실제로 MWC 곳곳에선 AI 로봇이 도우미로 나서고 전시장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부스에 자리한 AI 로봇 '나오'와 '페퍼'는 직접 관람객들을 맞았다. "어떤 정보가 필요하냐"고 먼저 말을 걸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부스에 전시된 AI 로봇 '나오' <사진=최유리 기자> |
IBM이 개발한 AI '왓슨'은 부스 인테리어를 도맡았다.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을 학습해 이를 바탕으로 조형물 디자인을 완성했다. 명품 브랜드 마르케사의 디자인을 배워 디자인한 드레스도 전시장 한 켠을 빛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MWC에선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통신사,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앞다퉈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AI 기술로 무장한 자동차는 주행을 넘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스스로 운전자 상태를 학습하는 자동차는 정보통신(ICT) 기술의 집적체였다.
드론의 경우 개인용, 산업용 등 다양한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MWC에 처음으로 부스를 차린 중국 드론 업체 DJI의 경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드론용 촬영 장비와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자연재해 대처에 활용하는 드론을 선보였다.
다양한 차세대 기기들이 등장했지만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었다. 사물인터넷(IoT)과 연동된 스마트폰이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스마트폰으로 모은 사용자 데이터를 자율주행차가 학습하는 식이었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맡은 셈이다.
KT 관계자는 "별개의 기기로 스마트폰 기술 경쟁에 치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기기 융합을 통해 이용자 니즈와 접점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면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상현실(VR), 로봇, 드론 등이 연결되면서 다음 요소 역시 모바일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보다폰 부스에서 VR로 자율주행차를 체험 중인 관람객 <사진=최유리 기자> |
◆ 글로벌 ICT 기업 CEO '분주'…사업자들과 협업 모색
다양한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사업자들과 접점을 찾으려는 국내외 CEO들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롯해 에릭 쉬 화웨이 CEO,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의 존 행키 CEO 등 ICT 산업 '별'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MWC를 방문한 만큼 바쁜 행보를 보였다. 시스코, 퀄컴, 에릭슨,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GSMA 보드미팅에서 13개 사업자를 만났고 각 부스도 돌았다"면서 "시스코, 노키아 등을 보면서 SK텔레콤이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봤다"고 설명했다.
MWC를 처음 찾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둘러보며 'G6'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조 부회장은 "화웨이, 오포 부스를 봤는데 나름 특색있는 제품도 있었지만 G6가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존 행키 나이앤틱 CEO <사진=최유리 기자> |
특히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다양한 기기를 채울 콘텐츠가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조연설자로 단상에 오른 넷플릭스 CEO는 "네트워크 투자를 늘리고 기술을 향상시켜 통신사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며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포켓몬고'로 몸값이 오른 나이앤틱 CEO 역시 "다양한 국가에서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여러 통신사 및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네트워킹 환경과 지도시스템, 모바일 기술 등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협업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