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4곳에서만 2순위 청약 마감
[뉴스핌=최주은 기자] 아파트 청약시장에 '겨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2월 들어 신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여기에 청약 접수를 받은 단지 10곳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4곳에서만 순위내 청약을 마감했다.
2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청약 접수를 받은 10개 단지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6개 단지는 2순위 접수에서도 청약이 미달돼 순위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비교적 인기지역이나 인기브랜드 단지만 순위내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호반건설이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 호반베르디움 3차’와 서희건설이 경기도 광주에서 공급한 ‘서희스타힐스’, GS건설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청주파크자이’, 경기도 남양주 ‘오네뜨센트럴’ 4개 단지만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들 단지 역시 1순위 청약성적은 신통치 않다. '송도 호반베르디움3차 에듀시티'는 4개 주택형 1484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 접수자가 778명에 그쳤다. 대구 서구 내당동 '킹스턴파크'는 42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가 19명뿐이었다.
단 2명이 청약 접수를 한 단지도 나왔다. 제주도 제주시 삼양동에 공급된 '제주 라오체 블랙비치'는 총 36가구를 분양했지만 청약자는 2명이었다.
서청주파크자이 견본주택 오픈 첫날 내부 모습 <사진=GS건설> |
이 같은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 침체는 전체적인 청약자수가 크게 줄고 있는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올 1월 전국 아파트 분양가구 대비 청약자 비율인 청약자 비율은 61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인 2016년1월 1024%에 비해 408% 포인트가 줄어든 수치다.
잇따라 청약이 '흥행'에 실패하자 건설사들도 이달 분양을 다음 달로 미루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당초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2만650가구였지만 계획대비 56% 줄어든 8927가구 분양이 확정됐다. 반대로 건설사들의 3월 분양 예정물량은 총 4만7000여가구로 연초 계획됐던 4만 가구보다 7000여가구가 증가한 상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아 건설사들이 상반기에 분양을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좀처럼 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2월 분양 성적이 향후 신규 분양시장 향방을 가를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 및 국내 규제 강화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이 빠른 시일 내 호전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전략기획실 과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 재편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