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당분간 시장침체 이어진다"
[뉴스핌=최주은 기자] 지난달 신규 아파트 청약률이 한자릿수대로 떨어졌다. 10개 단지 가운데 3곳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이달에는 분양물량도 지난달에 비해 70% 가량 급감했다.
11·3 주택안정대책이 나온 뒤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빠지고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영향이다.
여기에 대출강화와 금리인상 같은 주택 매수에 부정적인 요인이 더해져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의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아파트 79개 단지의 1순위 청약률은 평균 7.3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20.5대 1)과 11월(18.2대 1)과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그동안 청약률이 높았던 서울과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청약률은 7.2대 1로 10월(33.6대 1), 11월(23.7대 1)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방에서 유일하게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된 부산은 10월과 11월 각각 188.1대 1, 1205.9대 1이었으나 지난달 33.7대 1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아파트 청약률이 크게 꼬구라지자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물량을 줄이는 등 신중한 공급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해 12월 5만5294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데 이어 이달에는 70% 감소한 1만709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1월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같은 대형건설사들은 신규 분양 물량을 자체를 줄일 계획이다. 회사별로 10%에서 많게는 30% 가량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11·3 대책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1·3 대책에는 분양권 전매 제한과 1순위 청약 자격 강화가 포함됐다. 또 올해부터 입주자모집을 공고하는 아파트 단지는 소득증명을 강화하고 대출받은 직후부터 원리금을 나눠갚도록 하는 강화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대출이 까다로워진다.
여기에 지난 2014년 분양됐던 물량이 올해와 내년 대거 입주를 앞두고 ‘입주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만여 가구로 1999년(36만9541가구) 이후 최대 수준이다.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많은 41만 가구에 달한다.
이같은 영향으로 투자 수요는 관망세로 돌아섰고 주택가격 하락이 시작되면서 실수요자들도 청약에 신중해지고 있다. 이달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일부 단지에선 예정보다 분양가를 낮춘 곳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이 조정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올 한해 신규 아파트 시장은 부양보다는 규제가 더 많아 주택가격 상승 및 청약률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입주물량 증가와 같은 가격상승을 제한하는 변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2018년까지 입주물량이 순증할 것”이라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입주물량 이슈가 끝나는 2018년 이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며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져 당분간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