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오남용·기존 약국 존속 위협 등 우려도 여전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약국판 코스트코'로 불리는 창고형 약국이 서울에서 개장한 가운데 소비자 편익이 늘었다는 평가와 함께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25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창고형 약국을 취재한 결과 시민들은 입을 모아 약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창고형 약국은 넓은 매장에서 다양한 종류 약을 대량 진열해 파는 약국이다. 이 약국은 지난 7일 개장했다. 국내 첫 매장은 성남에 있고 지난해 6월 열었다.

◆ '저렴' 상비약에 영양제·파스 대량 구매 가능
창고형 약국에는 마트처럼 '위장', '감기', '소염제, '알러지' 등 약 종류를 구분해 표시한 안내판이 있다. 파스, 인공눈물 등도 판매했다. 매장 분위기는 친숙한 동네 약국보다 드럭 스토어에 가까웠다. 철제 매대 위에 각종 약이 가득 쌓여 있다.
창고형 약국 특징은 일반 약국보다 약값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일반 약국에서 보통 3000원대의 가격에 살 수 있는 진통제를 이곳에서는 2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고객이 쇼핑하듯이 필요한 약을 골라 담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진통제, 위장약 등 상비약을 보는 고객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전문 의약품이 아닌 영양제, 비타민제나 파스 등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창고형 약국이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인 영향이다.
영양제 코너 앞에서 만난 40대 황모 씨는 "다른 지역의 창고형 약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용산에 새로 생겼다는 걸 SNS를 통해 보게 돼서 왔다"며 "가격 경쟁력도 있고 자주 먹는 약이다 보니 다시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약 두 통을 손에 들고 있던 20대 신모 씨는 "일단 진통제 몇 개만 사러 왔다"며 "가격은 확실히 싼 것 같아서 가끔 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상주 약사 안내에도 약물 오남용 우려 여전…정부·국회도 주시
창고형 약국에는 약사가 상주하며 고객이 요청하면 복용 등을 안내한다. 고객 증상에 맞는 의약품도 추천한다. 이같은 안내에도 약물 오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나온다.
수도권 소재 약국에서 일하는 30대 약사 A씨는 "가격이 다른 약국에 비해 확실히 저렴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대중들에게 약사라는 직업의 신뢰도를 낮추게 된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대한약사회도 "창고형 약국은 약사의 본질적인 역할인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복약지도, 의약품 안전관리, 환자 맞춤 상담 등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가격 경쟁만을 앞세운 의약품 난매는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국회도 창고형 약국을 주시한다. 보건복지부는 '최대, '최고', '창고형' 표현을 제한하는 관련 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논의 중이다. 전체 면적 100평 이상 약국을 개설할 때 심의를 받게 하는 내용이 담긴 관련 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발의됐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과 교수는 "당장은 가격 등 면에서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질병치료, 폐의약품 환경오염 등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품질 등을 검증하는 등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