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캐피탈마켓대상 베스트 채권딜러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채권운용부문 수상
[뉴스핌=이광수 기자] 이견이 없었다. 작년 증권업계를 강타한 대규모 채권 평가 손실을 피한데다,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오히려 600억원을 벌어들인 NH투자증권이 채권딜러부문이 수상을 해야 한다는데 모든 심사위원이 뜻을 같이했다.
뉴스핌이 22일 주최한 '제5회 캐피탈마켓 대상'에서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채권운용부문은 베스트 채권딜러상을 수상했다. 조규상 트레이딩사업부 대표(전무)는 "작년 11월 세계적으로 채권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운 좋게 떨어지는 '칼날'을 피할 수 있었고, 12월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과감하게 포지션을 늘려 이익을 냈다"며 부서를 대표해 겸손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현재 NH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원화 채권은 약 17조원. 조 대표는 "금리가 오르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왔다"며 "작년 10조원이던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를 6조원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작년 상반기까지 모든 증권사 채권 본부의 실적은 좋은 편이었다. 5월까지는 금리 변동이 없었고 6월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기 때문. 조 대표는 6월 NH투자증권 창사 이래 최대로 채권 보유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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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상 NH투자증권 전무 / 이형석 기자 leehs@ |
조 대표는 "베팅이라고 하면 베팅이랄 수 있는데, 당시 금리 인하 시장 예상 시기는 7월에서 8월이었다"며 "NH투자증권은 시장 예상과는 다르게 6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선제적으로 델타량을 높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델타는 금리 1bp당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손익이 변하는 정도를 뜻한다. 그의 예상대로 지난해 6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년만에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역대 최저치로 인하했다.
운도 따라줬다. 6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가결되면서 시중금리가 추가로 하락한 것이다. 조 대표는 "6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채권을 많이 갖고 있었다"며 "이때 수익을 냈고 슬슬 팔아야겠다고 생각 했는데 브렉시트가 통과되면서 이익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쟁 증권사보다 수익 격차를 늘린 계기는 작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대처에 있었다. 당시 트럼프가 당선되면 주식과 금리가 모두 하락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조 대표는 "우리도 트럼프 당선을 높게 본 것은 아니었다"며 "다만 힐러리든 트럼프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은 있었고, 이에 대한 준비로 델타를 줄여놓고 있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금리가 빠질때 주식을 다 팔고 채권에 몰빵한 곳이 손실이 많이 났을 것"이라며 "NH투자증권은 시장 상황을 좀 지켜보자는 쪽이어서 금리가 올라가는 와중에 깨지지 않고 방어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2월이 되면서 단기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11월에 손실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12월에 크게 포지션을 취할 수 있었다"며 "운이 좋게 정확히 고점에 들어가서 추가 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채권운용부문이 제시한 올해 채권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인플레이션이다. 조 대표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감세와 인프라 투자, 무역 장벽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