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씨가 자신의 회사 직원들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갑질을 한 정황이 재판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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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조정수석 등에 대한 공판에서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가 모멸감을 줬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최순실씨가 자신을 포함한 모든 부하직원들을 강압적인 태도로 대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퇴사 이유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 "익히 아는대로 최씨가 부하직원을 대할 때 상당히 모멸감을 주는 편"이라며 "사람 취급도 안하는 형태로 억압하고 지시해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도 지난해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의 안하무인 행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고 전 이사는 또 지난 6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 개인적 업무를 해줬다"며 "자동차 사고가 나면 고쳐온다던지, 뭐 좀 갖다줘야한다고 하면 회사에서 전달해 주고 심부름도 할 겸..."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모든 직원이 다 똑같이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모든 회사 직원들을 개인 비서처럼 부린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최씨의 '갑질'은 기업을 상대로도 이어졌다.
조 전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의 사업추진에서도 최씨가 갑질을 하려한 정황을 폭로했다.
조 전 대표는 "최씨는 제안서를 상대 회사에 던져주면 을이 아니라 갑의 입장에서 진행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며 "왜 나서서 협상하듯 상대방 요구조건을 받아들이고 일을 진행하냐는 취지로 질책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는 용역계약을 구하는 업체인 더블루K가 을의 입장이 되어야 함에도 최씨가 갑질을 하려한 것이다.
최씨는 대기업인 포스코를 상대로는 사과까지 받아냈다.
지난해 2월 더블루K 직원들과 황은연 포스코 사장은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하기위해 만났다.
회의를 마치고 직원들은 "황 사장이 고압적인 자세로 부정적으로 말해 불쾌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최씨에게 올렸고 최씨는 "포스코가 더블루K 직원을 잡상인 취급했다"고 안종범 당시 수석에게 알렸다.
조 전 대표는 이날 "미팅 다음날 오전 황 사장이 전화해 '야단 맞았다. 사업을 다시 검토하겠다. 불쾌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다 체포 영장까지 발부 받아 두 차례나 강제 소환됐던 최순실씨는 오는 9일 특검 소환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은 최씨를 상대로 삼성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