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에 SK매직 등 중소업체 도전장
[뉴스핌=최유리 기자] 2조원 규모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을 잡기 위한 가전업체들의 신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연의 기능에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에 나섰다.
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신기술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제품이 시장에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차별화하기 위한 중소 가전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SK매직(구 동양매직)은 지난 2일 신기술을 적용한 '슈퍼H청정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AI를 탑재해 사용자는 별도로 제품을 조작하지 않아도 거주 지역의 황사, 미세먼지 등 외부 공기를 파악해 스스로 작동한다.
사용자 생활 습관이나 실내 환경을 파악해 맞춤형 기능도 제공한다. 사용자 귀가 시점에 맞춰 미리 실내 공기를 측정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거나 실내 공기를 분석해 공기가 오염됐던 시간대에 미리 작동하는 방식이다.
<멀티액션 가습공기청정기 아이오케어=코웨이> |
코웨이는 최근 AI와 IoT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 '멀티액션 가습공기청정기 아이오케어'를 내놨다. IoT는 공기청정기와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의 공기측정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실시간으로 쌓인 외부 환경 데이터 분석과 이에 따른 작동은 AI가 판단한다. 공기 오염도에 따라 알아서 작동할뿐 아니라 바깥 공기가 실내 공기보다 쾌적하면 "창문을 여세요"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코웨이는 여기에 로봇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로봇 공기청정기 시제품을 선보였다. 공기청정기가 실내를 이동하며 공기를 측정하고 필요한 곳에서 작동한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AI 플랫폼과 연동한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AX6000(좌)·LG 퓨리케어 360도=각 사> |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블루스카이'는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외부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실내외 공기 상태를 확인하거나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LG전자도 '퓨리케어 360도'에 IoT 기능을 적용, 스마트폰 앱으로 외부에서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먼지 입자의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인 극초미세먼지까지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갖췄다.
기업들이 신기술로 차별화에 나선 것은 공기청정기 시장의 성장세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업계는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성장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세먼지나 중국발 황사 등으로 공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 시장도 매년 커지는 추세다.
업계는 위해 물질이나 실내 공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AI나 IoT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이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직접 써보면 알아서 판단해 작동하는 기술이 편리하고 신뢰감이 간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봄과 가을용 계절가전으로 인식되던 공기청정기는 이제 계절적 요인이 없는 사계절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도 연평균 10%를 넘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계 경쟁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