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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환율전쟁] "국경세 부과 시 한국 GDP 1% 증발"

기사입력 : 2017년02월03일 14:42

최종수정 : 2017년02월03일 14:42

"한국 GDP 0.6%~1% 손실…역내 동반 성장으로 극복"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협하고 있는 국경세로 인해 한국과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수출국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등 해외 국가로부터 들이는 수입 물품에 20%의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경우 수입업체들은 영업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25%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국경세 부과 제안이 미 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만약 현실화 한다면 당장 한국부터 막대한 손실을 마주해야 할 것이란 암울한 진단들이 나오고 있다.

◆ 한국 GDP 최대 1% 손실

트럼프 국경세로 인한 아시아 국가별 예상 GDP 손실 규모 <출처=CS/배런스 재인용>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분석을 살펴보면 미국이 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덜어내야 하는 손실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미국이 20%의 국경세를 도입할 때 한국이 GDP의 0.6% 정도의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도이체방크는 한국이 1% 넘는 GDP 감소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CS는 국경세 도입 시 아시아 수출국들이 3~4%의 수출 손실을 볼 것이라 분석했고 역내 GDP의 0.5%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 추세를 살펴보면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당장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수요부터 줄이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반면 화학제품이나 고무와 같은 공산품이나 석유 등은 가격 변동에 민감성을 적게 보이는 편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자제품 제조 허브라 할 수 있는 아시아는 미국의 국경세 도입으로 직격타를 입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CS는 “컴퓨터나 전자제품 등에 대한 타격으로 아시아 수출 감소가 초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들은 전자와 자본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필리핀과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 국경세의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CS는필리핀과 중국, 대만이 총 수출 금액의 4%가 넘는 손해를 입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경우 총 수출액의 3%가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국경세로 인한 아시아 국가별 예상 수출 손실 규모 <출처=CS/블룸버그 재인용>

◆ "역내 동반 성장으로 극복해야"

다만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정책 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기보다는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함께 극복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이 가장 빠른 중산층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그만큼 역내 수출이 미국 소비자들 손에만 좌지우지 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소속 강종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국가들 간 교역 규모가 지난 1990년만 하더라도 46%가 안 되던 수준에서 지난 2015년에는 전체 교역의 57%를 차지하는 정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역내 기업들의 국가간 투자가 아시아 외 기업들보다 더 많은 교역 활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참여도가 아시아 외 지역 기업들보다 높아 신규 교역 장벽에 대한 완충 역할도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무역센터 담당이사 데보라 엘름스도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따라서 과거보다는 (트럼프 국경세에 대한) 타격이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예로 들면 이달 한국 수출은 2012년 이후 최대치로 확대됐는데 이는 중국과 베트남, 일본과의 교역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요는 지난 12월 싱가포르의 산업생산 개선에도 보탬이 됐는데 당시 싱가포르는 전자제품 수출 증가 덕분에 산업 생산이 5년래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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