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기저효과 고려해도 긍정적
소매판매 감소세 확대…소득 증대로 소비 부진 벗어나야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수출이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 위축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마냥 웃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일자리, 가계부채 개선 등을 통한 소득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40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우리나라 1월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월별로는 2014년 4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앞서 수출은 작년 11월 2.3% 증가하며 석 달 만에 반등, 12월 6.4%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 1월 조업일수가 21.5일로 지난해(22.5일)보다 하루 줄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액은 18억8000만달러로 2016년의 16억1000만달러보다 16.4% 늘었다. 이 또한, 2011년 8월 이후 5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수출 개선은 좋은 징조"라며 "글로벌 경경기가 회복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수입도 늘었다. 올 1월 수입은 371억34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8.6% 증가했다. 수입 역시 2016년 11월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14년 9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무역수지는 31억96만달러 흑자로 60개월 연속 흑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조업일수가 부족했으나, 반도체 등 주요품목에서 선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생산 관련 지표도 좋아지고 있다.
12월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월에 비해 3.4% 늘어났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0.0% 늘었다.
최근 글로벌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등 IT업종 등을 중심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지수 추이. <자료=통계청> |
다만, 소비 침체는 여전히 부담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투자가 개선되는 흐름이다"면서도 "소비는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줄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도 전월의 0.1%에 비해 대폭 확돼됐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의복, 차량 연료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 경제가 회복 궤도에 제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일자리,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통해 소비여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넘어섰다. 결국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3으로 전달보다 0.8포인트 떨어지며,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내수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고용, 가계부채 개선 등을 통해 소득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외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 상황별로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내수와 수출을 살리고, 민생 안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분기 재정조기집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2월 중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20대 일자리 과제를 선정·관리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