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노조 인선 마무리…성과연봉제 변수
[뉴스핌=송주오 기자] 지지부진했던 시중은행의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협상의 당사자인 은행장과 노조 위원장 선출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다만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갈등이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르면 오는 3월까지 시중은행의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임금 상승률 등에서 큰 이견이 없고 타결을 미룰 수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임단협을 타결한 시중은행은 전무하다.
![]() |
지난해 금융노조의 성과연봉제 총파업 이후 금융노사 대표가 첫 회동을 가진 모습.<사진=금융노조> |
금융노조 관계자는 “임단협과 관련해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은 내달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견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르면 3월에 임단협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임단협은 성과연봉제 갈등과 노조 위원장 선출 등이 겹쳐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기 어려웠다.
작년 말 금융노조와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줄줄이 새 집행부 선거를 치렀다. 허권 농협은행 노조 위원장이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됐다. 새 집행부 구성을 앞두고 사측과의 교섭은 자연스레 중단됐다.
사측도 주요 인선을 대부분 완료했다. 신한지주가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현 신한은행장을 내정했고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김도진, 이광구 행장을 선임했다. 임직원 인사도 마무리 되며 새로운 협상단을 꾸릴 준비를 마쳤다.
변수는 성과연봉제다. 지난해 연말 사측이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해 양측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다. 금융노조가 이번 임단협에서 성과연봉제 등 임금체계 개편안은 합의 금지사항이라고 못 박은 배경이다.
앞선 금융노조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성과연봉제를 들고 온다면 협상 중단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연봉제는 노사 간 갈등의 원인이다. 노사 양측 모두 “지난해 성과연봉제 갈등으로 정상적인 협의를 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갈등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9월 노조 측은 총파업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실력행사에 나섰다. 앞서 사측은 사용자협회를 탈퇴해 단체교섭에서 개별교섭으로 방향을 선회, 노조를 압박했다.
이 때문에 사측이 임단협 타결 조건으로 성과연봉제를 들고 나오면 협상 중단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임단협 논의는 물밑에서 계속해왔다”면서도 “협상 과정 중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 타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