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럼프 취임 이후 "달러 강세" 목소리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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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의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 그의 당선 직후 "달러 강세"를 외쳤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연초 103.82까지 올랐던 달러화지수(U.S. Dollar Index)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주 수요일(25일)에는 한때 100.00선을 하회했다.
이후 반발 양상을 보였던 지수는 주초에 101포인트를 터치한 뒤 100.50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1.03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유로/달러 환율은 1.07달러대까지 레벨을 높였다. 지난 연말 119엔까지 오르던 달러/엔 환율은 올들어 꾸준히 하락하면서 113엔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의 재정 부양 공약으로 그의 당선 이후 달러화는 랠리를 펼쳤다.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연말까지 달러인덱스는 3.7% 넘게 뛰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달러화 가치는 2.6% 넘게 하락하며 대선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지난 주말 그가 취임해 첫 주를 보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달러화에 대한 약세 전망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드라크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달러화의 약세를 점쳤다.
친기업 정서가 짙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며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힘든 여건을 지적했다.
스티브 므누친 재무장관 지명자는 의회 청문회에서 장기적인 달러 강세가 중요하다고 밝혔지만 이번 주 초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때때로 과도하게 강한 달러화는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해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을 시사했다.
우니크레딧의 바실레이오스 키오나키스 FX 전략 글로벌 헤드는 "실질 금리 차가 가리키고 있는 것보다 달러화가 과대평가된 것 같다"면서 2014년 여름 이후 2016년 말까지 30% 이상 절상된 달러화가 이미 많은 낙관론을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쓰비시 트러스트의 토시히코 사카이 선임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달러의 상승추진력을 기대한다"면서 "결국 트럼프 정부의 총체적인 정책 기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헤드는 "달러화가 트럼프 이후 허니문 기간에서 멀어지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정책과 재정 부양책, 법인세 인하에 대해 세부 사항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도 이날 달러화의 약세를 전망했다. UBS의 웨인 고든 상품·통화 수석 책임자는 "부채 증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감세는 미국에 '쌍둥이 적자(twin deficit,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동반 적자)'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것은 분명 달러화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고든 책임자는 "UBS는 달러 약세를 전망한다"면서 "달러화 고점은 지났다고 보며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가고 있어서 이 같은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