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이미 자리에 다 있지 않냐" 분리 배제
[뉴스핌=김연순 기자]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 분리 문제가 사실상 '겸임 유지'로 가닥이 잡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겸임 유지 입장이 확고하고, 분리할 명분과 실리 역시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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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국민은행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기존 은행장 겸직 체제로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KB금융의 지주회장-은행장 분리는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금융당국이 은행 쏠림 현상 방지를 명분으로 분리를 간접적으로 압박했고, 윤 회장은 지주사 사장직 부활을 통해 맞섰다.
하지만 새해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하반기 회장-행장 분리 이슈가 제기됐을 무렵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행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현 전 수석을 위해 분리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엘시티발(發) 대형 비리 게이트를 거치면서 이런 관측은 사라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과 엘시티 게이트로 회장과 행장 분리 문제는 힘을 잃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전에 분리 이후 고위관료의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이 같은 기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10개월 남짓 남은 것도 회장과 행장 분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하는 요인이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윤 회장은 지난 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장-행장 분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미 자리에 다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윤 회장이 임기말까지 현 겸임체제로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과거 은행 쏠림 현상 해소를 회장-행장 분리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최근엔 KB 내부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한 걸음 물러섰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회장-행장 분리 혹은 겸임 문제는) KB금융 내부적으로 결정할 사안으로 (분리에 대해서도 ) 특별히 보고의무대상은 아니다"면서 "분리문제에 대해 들어본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윤 회장이) 계속 겸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아직 특별히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윤 회장이 사실상 겸임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올 연말 윤 회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KB금융지주 회장·국민은행장 인사가 또 한번 은행권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