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커브 등 전통적인 지표 제기능 상실
중국 위안화 포함 새로운 바로미터 부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인 금융시장 바로미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했지만 VIX 자체의 트레이딩이 급증하면서 미래보다 과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드커브도 전통적인 기능을 상실한 지표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를 의미하는 일드커브는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하는 바로미터로 통했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하지만 사상 최저 금리가 장기화된 데 따라 일드커브가 왜곡됐다는 주장은 투자자들 사이에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금융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기 위해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새로운 바로미터를 제시했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트윗이다. 그는 공식적인 석상보다 트윗을 통해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최근 보잉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 주가를 쥐락펴락했다.
물론 트럼프 당선자의 트윗 횟수와 주가 향방의 상관관계를 계량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의 ‘서프라이즈’ 승리 이후 트윗 확인이 월가 트레이더들 사이에 주요 일과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위안화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실물경기 및 금융시장에 대한 공포감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위안화의 역내-역외 환율의 간극이 크게 벌어질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충격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올들어 외국인의 달러화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종통화 베이시스 스왑이 금융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종 통화의 변동금리와 변동금리의 이자지급을 교환하는 베이시스 스왑은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반영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자금 조달 비용이 수년래 최고치로 뛰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멕시코 페소화도 새로운 시장 바로미터로 꼽힌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급락은 단순한 ‘트럼프 트레이딩’이 아니라 이머징마켓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환율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금융시스템 파장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