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차익실현 vs RBC 비율 개선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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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기자] 2~3년째 꾸준한 상승곡선을 보이던 맥쿼리인프라 주가가 최근들어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 달 중순 이후 하락세가 가파르다. 하락 초기 국면에선 외국인 매물이 이어지다 이달 들어선 보험사들의 매물이 확대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맥쿼리인프라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8월 중순 이후 3개월여동안 8700원~8800원 안팎의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11월 14일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유일의 상징 인프라 펀드로 구조적으로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와 유사하다. 주주 혹은 운용사 자금을 모집한 후 자산운용 위탁계약을 맺어 실물 자산에 투자하고,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지난 2011년 3000원대에서 올해 7월 9만원대까지 오를만큼 수년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올해 8월 들어선 8000원대로 조정을 받은 뒤 큰 주가 변동이 없었다.
11월 중순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이유는 금리상승, 달러강세 등의 영향을 받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강세, 금리상승 등의 요인으로 외국인들의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물이 어느정도 소화된 듯 하자 이번엔 국내 보험업계 매물이 쏟아졌다. 12월 14일엔 하루에만 520억원 가량의 매물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 A씨는 "블록딜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달 한달간 투자주체별 동향을 보면 보험권에서 850억원의 순매도가 나왔다.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수를 보였고, 기관은 102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기관중에서 연기금이 517억원, 투신에서 192억원 정도의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보험업계 대량 매물로 전체 기관이 순매도로 집계된 것.
맥쿼리인프라 12월 투자자별 매매동향 <자료=키움증권HTS> |
이에 대해 보험업계 B 펀드매니저는 "지금 나오는 물량들이 대체로 5000원 밑에서 산 물량들로 추정된다"면서 "단순한 차익실현일 수도 있고, 내부적으로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단순 차익실현이라고 하기엔 보험업권 매물이 지나치게 많았다"면서 "추정이긴 하지만 아마도 위험기준자기자본(RBC:Risk Based Capital) 비율 개선 차원에서 보유주식을 일부 현금화한 것아닌가란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RBC는 보험·금리·시장·신용· 운용리스크 등 보험사가 가진 각종 위험을 정밀히 측정해 갑작스런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여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최근 금리상승으로 보헙업계에선 RBC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완만한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지난 9월말 국고채 5년 금리가 56bp 오른 것에 따라 자본과 이익 민감도를 적용한다면 RBC 하락폭은 4~17% 수준"이라며 "연말 신용리스크에 대한 신뢰수준 상향 등 제도 강화를 감안하면 RBC에 대한 부담이 계속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대체로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증자 등으로 RBC 방어전략에 나서지만 보유주식 매각을 현금화하면서도 비율을 어느정도 개선시킬 수 있다. 보험사 매니저 B씨는 "분모가 자산의 위험요인들에 대한 가중평가액인데, 보유주식을 매각해 분모를 작게 해서 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던 보험권 매물은 다소 진정되면서 최근 3거래일은 소폭 순매수로 전환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강세, 금리인상, 수급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으로 최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연말이 지나면 최근 나타난 비정상적인 수급 패턴은 차츰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