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특검 영향 인사 지연 후폭풍, 내년 경영환경도 불투명
[뉴스핌=황세준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린 삼성의 경영차질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결국 열지 않는다. 이 행사는 매년 마지막주 최지성 메리전략실장(부회장) 주재로 용인 인재개발원에 삼성 사장단들이 모이는 토론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CEO 세미나는 지난 2012년 12월 신설돼 2014년까지는 1박 2일 워크숍 형태로 진행했고 2015년에는 효율성 차원에서 1일짜리 세미나로 축소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세미나는 수요 사장단 회의 참석 대상자들이 모이는데 그동안은 신규 사장단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는 정기 임원인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년 12월 초 단행하던 삼성 정기 임원인사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 특검 조사 등이 잇따르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 규명도 연내 결론나기 힘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수원과 기흥, 화성사업장에서 각 사업부문별로 내년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으나 구체적 해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이후 이재용 부회장 주재 만찬도 생략했다.
인사와 관련해 고동진 삼성선자 사장 유임설 등이 흘러나오고는 있으나 누가 물러나게 될지, 사장단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는 현재 미정이다. 특검의 1차 수사 마감 시한인 내년 2월 말까지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는 진단이 삼성 안팎으로 나온다.
현재 삼성은 특검 대응 모드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금 등에 대가성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게 최대 과제다. 특검은 지난 21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활동을 시작한 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부터 시작했다.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삼성의 제3자 뇌물공여와 배임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이 특혜지원 등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 서초사옥 3번에 걸쳐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특검 수사에 소환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삼성은 예년과 달리 연말 휴가시즌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해체'를 언급한 점에서 내년에 미전실 해체와 맞물려 인사가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