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연말 가격 인상 후보군으로 꼽혔던 라면가격이 결국 올랐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소주값 인상을 시작으로 맥주, 콜라, 빙과, 과자까지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지는 가운데 줄줄이 오르는 서민식품들의 가격인상으로 체감물가인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농심>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 대상 브랜드는 전체 28개 중 18개로 조정된 가격은 20일부터 적용된다.

세부품목별로는 신라면 780원에서 830원, 너구리 850원에서 900원, 짜파게티 900원에서 950원, 육개장사발면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오른다. 농심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만에 가격을 조정했다.

라면업계 1위가 인상을 결정한만큼 후발주자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된 분위기다. 현재까지 일부 업체들은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지난 2008년 이후, 팔도는 2012년 이후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인건비, 운송비 등 인상 요인이 많지만 라면이 서민식품인만큼 가격을 올려야 할지 말지를 두고 고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와 팔도 관계자는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 관련부서 확인결과 전혀 논의도 안하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곡물, 채소, 인건비, 운송비 등 제조비용 전반이 오른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 같은 업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시선이다. 농심 역시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등을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서민식품으로 꼽히던 라면가격까지 상승하며 연말 서민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됐다. 라면 뿐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음식료 등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품목 가격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가격을 5.52% 인상한 이후 한달 뒤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제품 가격을 6.39% 올렸다. 지난 3월에는 롯데제과 제품가 평균 8.4% 인상을 시작으로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롯데푸드, 빙그레가 일부 과자와 빙과류 제품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지난달부터는 주류 및 음료, 빵 가격도 상승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부터 4년만에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올렸고, 지난 1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던 코카-콜라음료는 11월에 코카콜라와 환타 등 2개 탄산음료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5% 올렸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4일부터 569개 품목 중 약 34% 품목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에서 계론 거론되던 라면가격 인상으로 내년까지 커피 등과 같은 추가 제품군들의 가격 상승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혼란한 정국을 틈타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