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진흥공단 19건, 강원도민프로축구단 5건, 두산베어스 4건 등 중복 혜택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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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정권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 국정농단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한양대 교수로 재직(2005~2013년)하던 기간 동안 33건의 정부과제를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등 산업체 지원 과제까지 합하면 54건에 달한다.
13일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김종 연구책임자 과제 현황(2005~2013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부 과제를 33건이나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체부 규제개혁위원회와 국제행사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3년(2008년 6월~2011년 5월)간 15건의 정부과제를 포함해 총 27건의 과제를 집중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A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민간 과제는 빼더라도, 체육과목 특성상 연간 1건의 정부과제를 따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문체부 규개위원이라는 경력이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나 민간기관에서 과제를 내줄때 특혜 의혹을 받지 않으려고 다양하게 배분한다"면서 "하지만 김 전 차관의 연구과제 현황을 보면 특정 기관 및 단체에서 연이어 받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전 차관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19건, 강원도민프로축구단 5건, 두산베어스 4건, 문화체육관광부 3건, 한국노동연구원 3건, 스포츠토토 2건, 경남도민프로축구단 2건 등을 과제로 수행했다. 그가 진행한 과제는 모두 1개월부터 최대 10개월 이내인 단기과제들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이러한 마케팅 단기 과제들은 연구책임자가 연구한 결과라고 제출하면 아무런 검증 없이 마무리되는 과제들"이라면서 "선심성 과제를 수십건 따냈다는게 놀랍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이 따낸 과제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가는 항목은 2010년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스포츠 경영 석사과정 개설 지원사업'이다. 뉴스핌은 지난 8일 당시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지원대상자 선정에서 재단 이사인 김 전 차관이 교수로 있는 한양대에 과제를 주기위해 심사 당일 심사항목 배점을 변경한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이 사업은 2년뒤 감사원 감사 결과 특정 대학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지적돼 재검토 대상이 됐다. 또 비영리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종합평가에서도 교육 운영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은 잠실 '돔구장' 건설 계획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는 2010년 5월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서울시내 돔구장 콤플렉스 건설방안' 과제를 전달받고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25일 전경련은 김 전 차관의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돔구장 건설로 스포츠 경기 및 공연진행, 쇼핑센터 건설 등을 통해 1만2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프로스포츠 활성화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적인 효과문제로 난항을 겪자 김 전 차관은 같은 해 9월 한국스포츠클럽 행사에 참석해 "돔구장이 한 군데에서 지어지면 곧 붐이 일어날 것이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할 뿐더러 스포츠 시설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노력으로 구로구에 고척 돔구장(고척스카이돔) 건설계획이 확정되자, 당시 한양대 교수였던 김 전 차관은 2013년 "잠실운동장 단지가 복합동 입지로는 서울 안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서울시를 설득하기도 했다. 두 달 후 그는 문체부 2차관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