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전략회의 예정대로..SK는 다음주 인사
[뉴스핌=김신정 기자] 이번주부터 시작된 특별검사(특검) 수사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들어간 재계가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경영 전략회의와 정기인사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내년으로 미뤘다. 당초 매년 12월 초에 인사를 단행해 왔으나 '최순실 게이트'여파로 미뤄지게 됐다. 다만 경영계획 가운데 중요한 일정은 기존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우선 반기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기존 일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반기 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경영전략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전략회의에는 부품(DS), IT모바일(IM), 소비자가 전(CE) 부문별로 사업부장과 임원, 해외법인장 등 400~500명이 참석해 내년 상반기 제품개발, 판매 전략 등을 점검한다.
특히 이자리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시장 상황변화와 대응책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 할 전망이다. 다만, 매년 12월 초 열리던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은 연기했다. 올해 '경영권 분쟁'에 따른 총수 검찰 조사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까지 이어진 롯데그룹도 이미 인사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해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총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굵직한 대내외 이슈 챙기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당장 내년 경영계획 구상에 맞춰 조직체제를 정비해야 하는데, 재계 총수 청문회에 이어 특검까지 이어지면서 이를 대비해야 하는 기업들은 이래저래 연일 뒤숭숭한 분위기다. 때문에 내년에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연말에 잡힌 기업 일정들도 특검 시작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막판 취소될 지 기존대로 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기업들은 사내 법무팀을 주축으로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특검조사 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특검 준비와 별도로 이르면 다음주 내년도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0월 최태원 SK회장이 CEO세미나에서 사업모델 혁신과 조직문화 변화를 강조해 큰 폭의 인사를 예고했으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특검과 국내외 불안정한 경제상황 등으로 '안정'을 기한 최소폭의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때문에 곧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근 수펙스위원회 의장도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는 매년 연말에 인사를 단행하는데, 올해도 예정대로 진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내수, 해외 수출 모두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내년이 위기를 넘길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어서 그 어느때보다 인사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이와 달리 일찌감치 내년도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도 있다. LG그룹과 GS그룹은 예년대로 이달 초와 지난달 말 에 인사를 시행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10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내년도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 12일엔 임원인사까지 마쳤다.
일찌감치 인사를 마친 기업들은 내년도 인사를 미룬 기업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특검 일정 등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기존 계획대로 원활한 기업 경영활동을 할 수 있어서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사회 이슈와 상관없이 기업이 원래하던 대로 수시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진행했다"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업무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