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비중 70%↑ 한진해운·삼선로직스 확보로 종합해운사 도약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한해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4일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노선에 관한 영업양도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해운(SM그룹)을 선정했다.
<CI=대한해운> |
인수 대상은 미국 법인 7곳 등 해외네트워크와 물류운영시스템, 글로벌 화주정보를 보유한 인력 700명 등 무형자산이며 인수금액은 5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필요자금은 대한해운이 조달하며 외부차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은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54%, 컨테이너 및 벌크선에 대한 우선매수권도 확보하고 있어 롱비치터미널 지분도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
롱비치터미널은 미주노선 관문에서 해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매각 예상가는 1000억원대에 이른다.
대한해운은 오는 21일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28일 잔금납부를 마치면 벌크선 위주에서 컨테이너선 사업도 영위하는 종합 해운사로 도약하게 된다.
대한해운은 벌크선 비중이 70%를 상회하는 대표적인 벌크선사다. 1976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과 광탄선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초로 전용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4년 한국전력 전용선을 투입한 데 이어 2000년과 2010년 한국가스공사와 현대글로비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하며 대형 화주들을 늘려왔다.
그러나 업황 악화로 2011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2년 뒤인 2013년에 졸업했다. 이후 대한해운은 같은 해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 편입되면서 보유 선종 다양화 및 화물 다변화 등 체질개선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대한해운은 9월 말 기준 대한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등과 12척의 선박에 대한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 한국가스공사와도 2척의 LNG선 장기운송계약을 맺었다.
보유 사선은 29척으로 벌크선 19척, LNG선 8척, 탱커선 1척, PCTC 1척 등이다.
최근 실적은 해운 불황 여파로 올해 누적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3808억원, 2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2% 60% 감소했다.
최근엔 삼선로직스 경영권을 확보하며 영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선로직스는 선박 10여척을 보유한 국내 10위권 중견 해운사로 지난 4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우수한 영업 및 인력 등이 이번 매각에 포함돼 있어 서비스 재개시 업계에서 우려하는 대한해운의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 리스크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은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한진해운 물량을 100% 다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기존 한진 포워딩·화주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본력 낮은 선가를 기반으로 기존 선사 보다 낮게 운임을 제시하면서 네트워크를 가동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1988년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진덕산업, 벡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 티케이케미칼, 우방, 하이플러스카드, 신창건설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초엔 조선사업에 눈을 돌려 MR탱커선을 건조하는 SPP조선 인수를 시도했으나 RG발급, 우발 채무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끝내 무산됐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