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신한은행 등 '스트레스 테스트'...환차손 조 단위
지방은행은 외화거래 적어 1572원 넘어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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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의 달러/원 환율 방어선은 ‘1404~1450원’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 급락(환율 급등)과 금리급등 주가하락 등 최악의 금융상황을 가정한 위기상황분석(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으면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수조원대 환차손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어 환율 및 금리 유동성 등 금융리스크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환 위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환차손을 피하는 달러/원 환율 방어선은 ‘1404~1450원’으로 나타났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450원을 넘을 경우 수조원대 환차손이 발생했다.
환 위험 스트레스테스트는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급등)할 경우 달러로 표시된 자산, 부채, 통화관련 파생상품의 손익 규모와 이에 따른 은행의 BIS비율 하락 등을 분석, 은행 존립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가상 시나리오 시험이다.
시중은행별 ‘최악’ 시나리오를 보면, 외화거래가 가장 많은 KEB하나은행은 환율이 2년에 걸쳐 첫해 평균 1565원에서 이듬해 1450원으로 하락하는 경우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한다. 물론 원화가치 급락은 주가급락과 실물경제성장률 하락과 동행한다. 즉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1340대로 하락하고 실물경제가 -3.9% 역성장할 경우 최악의 환차손을 입는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은 중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정한 경우다.
최악의 상황에서 KEB하나은행은 1조2970억원의 손실을 입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이 지난 1분기말 24조4890억원에서 23조192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BIS비율은 같은 기간 15.2%에서 11.8%로 떨어진다. 반면 대손충당금 대상인 위험자산은 160조원에서 36조원이 늘어 197조여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최악의 상황을 원화가치가 20% 하락한 ‘1404원’(1170원 기준)으로 분석했다. 코스피도 1700로 급락하고 금리는 2%p가 오른다. 외화자산의 환차손 예상액은 작년 말 기준 4230억원이다. 기업대출 부실 등은 빠진 추정손실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충분히 환차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외화거래가 적은 지방은행은 환율 위험에 덜 노출됐다. 경남은행은 최악의 상황으로 평균 환율이 1년차 1772원, 2년차 1572원을 예상,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2008년 금융위기보 (당시 1600원에 육박)더 심각한 경제위기가 찾아올 경우에만 환차손을 입는다는 얘기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모든 은행들 금융감독원의 1등급 기준(BIS비율 10%, 기본자본비율 7.5%)를 넘겨,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는 걸로 나타났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9일 열린 금융시장상황회의에서 “금융위기 상황을 감안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에서 국내은행들은 모두 28개월 연속 통과했다”고 밝혔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이 단기적 변동에 따른 충격이 있지만 은행들이 IMF 외환위기 같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