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판도라', 무너진 대한민국을 말하다 (종합)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뉴스핌=장주연 기자] 오히려 적기일까. 지진 재난 영화 ‘판도라’가 경주 강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대한민국 극장가를 찾는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판도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메가폰을 잡은 박정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이 자리했다.

이날 ‘판도라’의 주역들은 최근 있었던 경주 강진을 의식한 듯 어두운 옷을 입고 등장,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실제 마이크를 잡은 정진영은 “아시다시피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 게 놀라운 상황에서 이걸 내놓을 수 있어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운을 뗐다. 문정희 역시 “지진이 얼마 전에 나서 현실적 상황과 닮아 관심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물론 현실과 맞닿은 건 지진뿐만이 아니다. 김남길의 말을 빌자면 극중 대통령을 연기한 김명민의 대사 역시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말과 일치한다. 박종우 감독은 “지진은 물론 지금 벌어지는 상황과 비슷해서 혼자 놀랐다. 물론 그게 반갑지는 않다. 사실 대통령을 우리나라 영화에서 표현하기가 힘들다. 웬만하면 등장을 안 시키고 싶은 게 창작인의 솔직한 심정이고 그만큼 불행한 시절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걸 극복하는 게 창작의 의무 같아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진영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투자가 되고 무사히 개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정진영은 “이건 픽션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공부도 많이 했다. 원전에 대한 문제, 심각성,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원전에 대한 정부와 관계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떠올려 봤을 때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게 절 흥분시켰다.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 사회의 많은 분과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고 회상했다.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정진영은 “사실 배우는 이런 걸 한다고 크게 불이익이 없다. 하지만 배급사, 투자자는 다르다. 이 영화를 NEW에서 배급했다. NEW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들이 ‘변호인’을 만들고 힘들었던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작가나 창작자가 이야기할 때 어떤 불이익을 당할 걸 걱정하는 사회는 정말 못돼먹었다. 그런 일이 오늘날 횡횡했던 것은 경천동지할 만한 일이다. 표현의 자유는 있어야 민주주의 아니냐”고 소신을 밝혔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외압으로 이어졌다. 실제 ‘판도라’는 개봉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이와 관련, 박정우 감독은 “외압 때문에 개봉 시기를 못잡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는 스스로 예상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책 초고를 쓰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워낙 큰 작업이고 준비할 게 많아 촬영도 1년 반이 넘게 걸렸다. 또 협조받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서 거대한 시설을 짓거나 CG로 구현해야 했다. 그래서 후반 작업도 꽤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박정우 감독은 계속해서 쉽지 않았던 준비 단계를 회상했다. 그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많아서 훨씬 많은 걸 조사했다. 제일 어려운 건 내부 취재였다. 그걸 상상력으로 구현할 수도 없었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과 구조에 대한 자료,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와 우리 영화와 비슷한 상황도 많았다. 하지만 현실감이 있어야 설득력이 있기에, 필리핀에 관광용으로 개방된 발전소를 찾아갔다. 우리나라는 폐쇄적이고 방사능 위험이 커서 못들어가서 그렇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김대명은 “발전소 촬영이 쉽진 않았다. 저절로 살도 많이 빠지고 몸이 아팠다”고 했고, 김남길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모든 배우가 많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고민됐다. 진해 출신 사투리 선생님께 배우긴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거기 사신 분만큼은 안되니까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감독과 배우, 모두가 이렇게 고된 시간을 견디면서 이 영화를 만든 이유, ‘판도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희망이다. 박정우 감독은 “해결책이나 희망을 줄 탈출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단순히 관객 겁주기 용이다. 근데 전 늦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원전은 사고가 나면 수습이 거의 불가능하다. 사고를 막는 게 최선이다. 얼마 전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현재 시국에 대해 말하면서 절망스럽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잘못된 걸 고치고 도려내는 시간이기 때문에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우 감독은 “‘판도라’도 그렇다. 관객이 원자력 발전소에 관심을 가져주고 참여를 해주면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한 세상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선동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가장 큰 목표는 관심이다. 대중의 관심이 사회를 바꾼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역시 “이런 영화가 만들어져 가슴이 뿌듯하다. 자긍심도 있다. 진작 이런 영화가 나왔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만들어져 감사하고 기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보고회의 마지막 질문은 강신일에게 돌아갔다. 노란 리본을 달고나온 이유를 묻는 말이었다. 강신일은 이날 문정희, 김대명과 함께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픈 사건이었다. ‘판도라’를 하면서 세월호 생각도 많이 했다. 다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말아라. 별 의미는 없다. 나이든 사람으로서 좀 더 건전하고 온전한 사회를 형성하고 구축하는 데 있어서 게을렀고 조금은 무책임한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봐달라”고 답했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 속에서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선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담았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