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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무너진 대한민국을 말하다 (종합)

기사입력 : 2016년11월09일 13:47

최종수정 : 2016년11월09일 13:48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뉴스핌=장주연 기자] 오히려 적기일까. 지진 재난 영화 ‘판도라’가 경주 강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대한민국 극장가를 찾는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판도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메가폰을 잡은 박정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이 자리했다.

이날 ‘판도라’의 주역들은 최근 있었던 경주 강진을 의식한 듯 어두운 옷을 입고 등장,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실제 마이크를 잡은 정진영은 “아시다시피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 게 놀라운 상황에서 이걸 내놓을 수 있어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운을 뗐다. 문정희 역시 “지진이 얼마 전에 나서 현실적 상황과 닮아 관심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물론 현실과 맞닿은 건 지진뿐만이 아니다. 김남길의 말을 빌자면 극중 대통령을 연기한 김명민의 대사 역시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말과 일치한다. 박종우 감독은 “지진은 물론 지금 벌어지는 상황과 비슷해서 혼자 놀랐다. 물론 그게 반갑지는 않다. 사실 대통령을 우리나라 영화에서 표현하기가 힘들다. 웬만하면 등장을 안 시키고 싶은 게 창작인의 솔직한 심정이고 그만큼 불행한 시절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걸 극복하는 게 창작의 의무 같아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진영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투자가 되고 무사히 개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정진영은 “이건 픽션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공부도 많이 했다. 원전에 대한 문제, 심각성,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원전에 대한 정부와 관계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떠올려 봤을 때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게 절 흥분시켰다.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 사회의 많은 분과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고 회상했다.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정진영은 “사실 배우는 이런 걸 한다고 크게 불이익이 없다. 하지만 배급사, 투자자는 다르다. 이 영화를 NEW에서 배급했다. NEW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들이 ‘변호인’을 만들고 힘들었던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작가나 창작자가 이야기할 때 어떤 불이익을 당할 걸 걱정하는 사회는 정말 못돼먹었다. 그런 일이 오늘날 횡횡했던 것은 경천동지할 만한 일이다. 표현의 자유는 있어야 민주주의 아니냐”고 소신을 밝혔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외압으로 이어졌다. 실제 ‘판도라’는 개봉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이와 관련, 박정우 감독은 “외압 때문에 개봉 시기를 못잡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는 스스로 예상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책 초고를 쓰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워낙 큰 작업이고 준비할 게 많아 촬영도 1년 반이 넘게 걸렸다. 또 협조받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서 거대한 시설을 짓거나 CG로 구현해야 했다. 그래서 후반 작업도 꽤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박정우 감독은 계속해서 쉽지 않았던 준비 단계를 회상했다. 그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많아서 훨씬 많은 걸 조사했다. 제일 어려운 건 내부 취재였다. 그걸 상상력으로 구현할 수도 없었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과 구조에 대한 자료,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와 우리 영화와 비슷한 상황도 많았다. 하지만 현실감이 있어야 설득력이 있기에, 필리핀에 관광용으로 개방된 발전소를 찾아갔다. 우리나라는 폐쇄적이고 방사능 위험이 커서 못들어가서 그렇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김대명은 “발전소 촬영이 쉽진 않았다. 저절로 살도 많이 빠지고 몸이 아팠다”고 했고, 김남길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모든 배우가 많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고민됐다. 진해 출신 사투리 선생님께 배우긴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거기 사신 분만큼은 안되니까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영화 '판도라' 스틸 <사진=NEW>

감독과 배우, 모두가 이렇게 고된 시간을 견디면서 이 영화를 만든 이유, ‘판도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희망이다. 박정우 감독은 “해결책이나 희망을 줄 탈출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단순히 관객 겁주기 용이다. 근데 전 늦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원전은 사고가 나면 수습이 거의 불가능하다. 사고를 막는 게 최선이다. 얼마 전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현재 시국에 대해 말하면서 절망스럽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잘못된 걸 고치고 도려내는 시간이기 때문에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우 감독은 “‘판도라’도 그렇다. 관객이 원자력 발전소에 관심을 가져주고 참여를 해주면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한 세상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선동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가장 큰 목표는 관심이다. 대중의 관심이 사회를 바꾼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역시 “이런 영화가 만들어져 가슴이 뿌듯하다. 자긍심도 있다. 진작 이런 영화가 나왔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만들어져 감사하고 기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보고회의 마지막 질문은 강신일에게 돌아갔다. 노란 리본을 달고나온 이유를 묻는 말이었다. 강신일은 이날 문정희, 김대명과 함께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픈 사건이었다. ‘판도라’를 하면서 세월호 생각도 많이 했다. 다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말아라. 별 의미는 없다. 나이든 사람으로서 좀 더 건전하고 온전한 사회를 형성하고 구축하는 데 있어서 게을렀고 조금은 무책임한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봐달라”고 답했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 속에서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선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담았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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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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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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