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민영화 시도 성공 기대감 높아
[뉴스핌=김연순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다섯번째 민영화 시도는 그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강하고 투자자들 역시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본입찰을 앞두고 투자자의 자금성격 등에 대한 최종 체크에 들어갔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실사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16곳의 투자자들은 오는 11일 본입찰을 앞두고 희망매입 물량과 입찰가를 놓고 숙려기간에 돌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사는 끝났지만 투자자들을 위해 데이터룸은 본입찰 전날까지 열어둘 것"이라며 "현재 투자자들이 실사를 마치고 우리은행 희망 지분매입 물량과 가격을 놓고 내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
금융권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정리하면 현재까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기대감은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국내 투자자들 뿐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들도 현재까지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본입찰 참여 여부가 이번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의 또 하나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간 미심쩍게 봤던 정부의 은행 간섭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우리은행 지분 인수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는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에서 빠진 2곳을 제외하고 16곳의 투자자 모두 참여했다.
이광구 행장이 약 1시간에 걸쳐 재무지표 등을 포함해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했고,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을 통해 '인사 불개입 원칙'을 재확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광구 행장의 PT가 끝나고 대우조선해양 충당금 관련 질문 하나만 나올 정도로 현장 간담회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막판 변수는 가격이다.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11일 본입찰 마감(오후 5시)까지 희망매입물량(최대 8%)과 함께 입찰가를 제시하면 된다. 정부는 입찰 마감 직전 매각예정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다. 예정가격이란 그보다 싼 가격으로는 팔지 않겠다는 일종의 커트라인이다.
업계에선 본입찰까지 우리은행 주가가 1만2000원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무리하지 않은 수준에서 예정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정부의 예정가가 입찰가를 넘어서면서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실패한 선례가 있는 만큼 정부 역시 예정가 선정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달 24일 1만28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매각방안 발표 이후 20%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후 1만2000원대에서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3일 현재 우리은행 종가는 1만230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일 우리은행 종가가 나오면 그것을 반영해서 예정가가 정해질 것인데 (정부가) 커트라인을 너무 높게 잡아서 투자자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도 막판 우리은행 민영화 관련 점검회의를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성격 등을 최종 체크하고 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본입찰 전까지 투자자들의 동향이나 특이사항이 없는지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은행 매각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면서 "본입찰에 참여할 투자자들이 어떤 성격의 유동성공급자(LP)를 데리고 가느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