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아파트 계약금 10% 오르면 분양권 전매 못할 것"
은행권, 건설사 보증 인정되는 곳 매우 적어 대출 줄 것
[뉴스핌=한기진 기자] #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은 일반 분양분 2010가구 전체를 지난달 18일 100% 모두 분양됐다. 분양가격의 10%인 계약금을 나눠내는 ‘계약금 분할제’가 주효했다. 분양계약자들은 1차에 1000만원만 내고 계약했다. 이를 근거로 사업자인 대우건설, 현대건설은 중도금 집단대출을 제공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도 보증과 시중은행의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아낼 예정이다.
# 경기도 광주시에 'e편한세상 오포4차'는 최근 분양조건으로 계약금을 분양가의 5% 수준으로 낮췄다. 원래는 계약금 1000만원 내고 한달후 10%를 내는 것이었는데, 아예 계약금을 반으로 깎아줬다. 분양조건을 변경하자 저층이 모두 판매되는 등 분양률이 크게 올랐다.
이처럼 계약금을 나눠 받거나 깎아줘 분양률을 높인다고 해도 은행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3일 정부가 내놓은 ‘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로부터 중도금대출보증을 받으려면 분양가의 ‘10%’ 이상을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는 보증한도가 3억원까지만 가능하고 현재도 계약금을 10% 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대책으로 큰 영향은 없다.
그러나 아파트 중도금 대출보증을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는 큰 영향을 받는다. 현행 보증요건은 계약금 5%를 내고 보증한도도 9억원 이내 아파트에 한해 6억원까지 해준다. 계약금 인하로 중도금 대출보증액이 늘어났다.
실제로 주택구입자금 보증규모가 2013년 10조원->2014년 21조원->2015년 39조원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아파트가격 상승과 함께 급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임가영 차장은 “건설사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췄고 보증공사도 이런 흐름에 맞춰 보증요건을 낮춰서 적용해왔다”면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중도금 보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받은 사업장은 은행에 자동으로 통보된다. 분양계약자가 중도금 집단대출 계약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이 보증을 토대로 대출규모와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받지 못하면 건설사가 대신 보증해야 하는데, 시중은행들은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건설사 보증을 받아주는 곳은 ‘초우량’ 사업장에 그치기 때문에 중도금 집단대출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은행 별 대출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