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격 높아지고, 중소형주 대형주 장세에 파묻혀
매년 11~12월 신규상장 집중 ...좀 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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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기자] 지난해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공모주펀드가 올해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지난해보다 공모가격이 높아지면서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내내 대형주 장세가 지속되면서 중소형주들이 상장 후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신규상장 기업은 총 4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0개(20%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공모자금 규모는 2조54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2% 증가에 머물렀다.
규모는 비슷하게 유지됐지만 공모주 시장의 속내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다.
수익률부터 차이가 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4.9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던 공모주하이일드펀드는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1.90%에 불과하다.
올해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자 공모주펀드의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4년 4933억원, 지난해 464억원이 유입됐던 공모주펀드 자금은 연초이후 지난 26일까지 1336억원이 순유출됐다.
◆ “공모가격 지나치게 높고, 수익성 좋은 중소형주가 대형주 장세에 묻혀"
공모가가 높아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심화됐다. 이호영 트러스자산운용 운용매니저는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한 방편으로 기업공개(IPO)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면서 “공모기업도 늘어났지만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높은 공모가격으로 인해 신규상장주의 상장 후 주가수익률은 최근 5년래 최저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해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에 참여해 현시점까지 지속 보유했다고 가정할 때 2012년 16.1%, 2013년 43.6%, 2014년 75.6%, 2015년 70.0%을 기록했다”면서 “해마다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이 20~30%는 어렵지 않게 기록했으나 올해 수익률은 12.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전개된 것도 공모주펀드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은석 교보악사자산운용 주식운용그로스팀 팀장은 “공모주 가운데 80%는 상장 직후나 의무확약 해제 직후 매도한다”면서 “나머지 20%는 정성적인 평가를 더해 보유기간을 늘리거나 빠졌을 때 추가매수하는 방법으로 초과 수익을 노리는데 올해 중소형주들이 상장이후 주가 하락세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설정액이 크지 않은 펀드는 1000억~3000억원 수준의 중소형주 상장종목들의 상장이후 주가 상승률이 펀드 수익률을 결정짓는다”면서 “올해 일방적인 대형주 장세로 상장 후 주가 부진을 염려해 IPO일정을 미루면서 해당 시가총액대의 종목이 많지 않았던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코넥스 활성화 대책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코스닥 공모주에 추가 배정을 받으려면 의무적으로 코넥스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면서 ”코넥스는 유동성도 없고 가격 변화도 크지 않아 사실상 바이앤홀드(장기보유, Buy & Hold)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코넥스 지분 매입으로 인해 주식운용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거래소에서는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전체 자산의 2% 이상을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들은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5%를 최우선으로 배정받도록 했다.
◆ “좀 더 지켜보자...매년 11~12월 신규상장 집중돼”
사정이 이렇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말 신규상장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수익률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매년 실제로 11~12월에 신규상장이 집중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3년 37%, 2014년 59%, 2015년 48% 등 연말에 몰렸다. 이에 공모주펀드의 운용보고서내 매매회전율도 이 시기에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유경신 KTB자산운용 과장은 “통상적으로 실적발표, 회계감사 등 일정 때문에 사실상 공모주 시즌은 9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