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비용 미반영‧해양플랜트 수주 부진…4분기 이후 변수 떠올라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조선3사가 올 3분기 4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는 올 3분기 매출액 14조7169억원, 영업이익 445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많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있었던 그 전해인 2014년 3분기의 영업이익 5009억원보다 불과 551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그동안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진단이 시장에서 흘러 나왔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8조8391억원, 영업이익은 321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 64.2% 줄어들었지만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분기 283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던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매출 약 2조7778억원, 영업이익 8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개선을 이뤘다.
대우조선해양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큰 차이 없지만, 영업흑자 400억원이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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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조선3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조선업계와 전문가들은 침체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희망퇴직과 설비 감축 등 비용절감에 따른 결과로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2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을 모두 털어냈다.
이달부터 생산직을 포함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은 4분기 실적에 위로금을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소난골 프로젝트의 인도 지연에 따른 손실을 어느 시점에 반영하느냐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조선 3사의 수주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수주 실적은 현재까지 34억달러로 올해 목표( 312억달러)의 10%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향후 수준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는 최근 장기 발주시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수주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조선업계에서는 빅3의 흑자가 2014년 당시 배 값이 잠깐 비싸졌을 때 수주한 물량의 건조대금 수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선박 건조대금은 보통 5번에 걸쳐 나눠 받는다. 특히 당시에는 주로 '헤비테일' 방식으로 배를 계약해 인도 시점에 받는 금액이 늘어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헤비테일은 선박 건조를 완료했을 때 계약금의 대부분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배 값이 비쌌을 때 수주했던 선박들의 건조대금이 들어오고 있는 동시에 구조조정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