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상시특검 적용해야", 민주당 "수사대상, 대통령 임명권 문제"
[뉴스핌=이윤애 기자] 여야가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결정한 가운데 구체적인 특검 방식과 절차를 두고 이견을 보여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당은 상시특검을, 야당은 특별법 특검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은 또 수사대상에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누리당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상설특검"이라며 "여야가 만장일치로 합의한 상설특검을 (이번에) 적용하게 되면 첫 사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리케이트 사이로 국회의사당이 보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상설특검은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에 대해 실시할 수 있다. 국회는 지난 2014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지만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활용하지 않았다.
상설특검을 할 경우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국회 추천인사 4명 등 총 7명이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한다. 특별검사는 임명된 나로부터 20일 간 수사에 필요한 시설을 확보하고, 60일 간의 수사기간이 주어진다. 또한 한 차례에 한해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상설특검이 검사 수와 시기에 제한이 있어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렵다며 특별법을 통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가 수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특별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설특검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조속히 만나서 (특검) 내용을 다듬고 진상규명을 위한 제대로 된 수사가 될 수 있게 거당적으로 협력해야 할때"라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여기에 더해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특별법 특검을 주장하며 "가장 큰 것은 그 대상이 청와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남측 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박 원내수석은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상설특검으로 할 경우 국민들은 또다시 여당이 청와대를 옹호하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의심을 갖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철저한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당은 특검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특검 무용론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를 우선 지켜보자는 것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을 하면 몸통을 수사하지 못하고 깃털만 구속된다.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국민에 잊혀 가며 정국은 전환될 것"이라며 "종국적으로는 특검·국정조사를 가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결국 여야 3당은 특검 방식을 협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과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 간 회동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김도읍 원내수석은 "2014년에 발효되고, 발동되지 않았던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순실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며 "이 특검법에 의하면 국회 본회의 의결만 있으면 최단 한 10일 이내에 특검을 바로 발동할 수 있는 제도"라고 재차 상설특검을 주장했다.
박완주 원내수석은 별도 특검을 재차 주장하며 "대통령이 본인 스스로 인정했던 부분까지도 조사해야 될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여당이 추천한 2명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면 국민들은 진실 규명을 다 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조사해야 될 대상이 수십에서 백여명이 넘어가서 현행 상설 특검으론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관영 원내수석은 종전에 입장에서 선회해서 특검을 한다면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별도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수석은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상설특검을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건지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며 민주당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