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투자 1조원 이상 늘려...7만명 채용 핵심은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혁신안을 통해 통큰 배팅을 예고했다. 5년간 40조원의 투자와 함께 7만명의 채용을 약속한 것.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포부다. 한국경제 전반에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롯데의 통큰 배팅이 활력소가 될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 경영혁신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겠다”며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채용시장이 경직된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더불어 롯데그룹은 3년 동안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비정규직은 롯데그룹의 유통, 식품 등 주력 계열사의 인원들이다. 앞서 이마트에서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 전환하면서 연간 6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이 채용에 상당한 투자를 결심했다는 평가다.
이는 기업의 가장 큰 사회공헌이 채용과 투자라는 신 회장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지 도덕적 기업과 지배구조 개편만으로는 국민적 기대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국민의 사랑과 국가와 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최근 그룹이 처한 상황과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한 끝에,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연간 3조~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온 것을 감안하면 5년간 8조는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간 6조~7조원을 꾸준하게 투자해왔는데, 이를 1조원 이상 높이겠다는 의지”라며 “앞으로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와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신 회장의 방침은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40조 투자와 7만명 채용은 지난해 8월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 당시에는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라며 “지난해 발표한 수준의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는 구체적이고 큰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