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전략 앞세워 유료방송시장 선도 역할 자신
IPTV 추격 거세, 결합상품 정부 규제에 ‘사활’
[뉴스핌=정광연 기자]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3개월 동안 침묵을 지켰던 CJ헬로비전이 새로운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기술과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계획이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IPTV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보다 독자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25일 상암동 본사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기업 성장을 위한 ▲방송사업 경쟁력 강화 및 규모화 ▲소프트플랫폼 전략 추진 ▲N스크린(OTT) 확대 ▲차별적 알뜰폰 성장 ▲신수종 사업 확대 등 5대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변동식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케이블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방송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 유료방송시장의 주도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5대 전략은 자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가 25일 상암동 본사에서 개최된 미디어데이에서 자사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헬로비전> |
이를 위해 UHD방송과 기가인터넷을 조기에 확산시켜 상품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클라우드방송을 기반으로 케이블방송 구조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발전시켜 신규 비즈니스가 가능한 소프트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다.
또한 새롭게 출시하는 티빙박스(가칭)를 비롯해 국내외 방송 및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 다양한 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며 알뜰폰(MVNO) 규모확대를 추진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아울러 미디어커머스와 스마트홈 IoT 등 융합형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해 CJ그룹의 다양한 생활문화 가치를 미디어산업과 결합한 ‘라이프 스타일’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변 대표는 “SK텔레콤과 추진한 인수합병이 무산되며 아쉬움이 컸지만 자사가 보유한 자체 경쟁력만으로도 충분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면서도 “CJ헬로비전의 비전과 그룹의 비전이 다를 수 없지 않겠는가”라며 사전 조율이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관건은 정부의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이다. 경쟁자인 IPTV가 결합상품을 앞세운 가격 경쟁력으로 케이블TV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결합상품 규제가 선행되지 않는 이상 CJ헬로비전의 지속 성장은 장담하기 어렵다.
미래부는 이르면 이번주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케이블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결합상품 규제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결합상품 규제가 소비자 혜택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CJ헬로비전을 정부를 의식해 간담회 현장에서는 결합상품 규제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불발될 경우 ‘플랜B’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 내용에 따른 대대적인 파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변 대표는 “CJ헬로비전은 경쟁이 아닌 공존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는 물론 필요하다는 지상파와 IPTV와도 콜라보를 할 생각이다. 케이블 본연의 가치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