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 모델이 투자 결정적 배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큰 손들의 베팅 가운데 하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인수다.
배경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의문이 여전한 가운데 마침내 버크셔가 입을 열었다.
아이폰7 <사진=애플 홈페이지> |
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드 웨슐러 펀드매니저는 독일 잡지 <매니저 매거진>과 인터뷰를 통해 애플의 이른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비즈니스 모델이 투자 단행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털어 놓았다.
한 번 상품을 구입한 고객을 지속적으로 해당 기업의 고객으로 잔류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이 애플의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고객의 로열티를 유지하는 한편 기업의 이익마진을 높이고, 과도한 경쟁으로부터 보호막을 치는 효과를 낸다고 웨슐러는 설명했다.
그는 “앱의 에코시스템에 한 번 발을 들여 놓은 고객들은 그 환경과 기능에 익숙해지고 한 곳에 고착하게 된다”며 “이는 고객과 기업 이익률을 유지하는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구입한 기존의 고객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기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통계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었다는 월가의 진단과 관련, 웨슐러는 “스마트폰 비즈니스가 앱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변모하고 있다”며 “데이터와 정보, 스피드가 접목되면서 강력한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버크셔는 애플 지분을 10억달러 가량 사들였고, 이어 2분기에도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전체 투자 규모를 약 15억달러로 확대했다.
월가는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로 꼽히는 워렌 버핏이 IT 업계 성장주로 꼽히는 애플 지분을 사들이자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로 IT 업계 투자자들이 이른바 대박을 냈을 때도 버핏은 관련 종목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과 올해 상반기 애플의 스마트폰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고조, 주가가 강한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시점에 지분 매입이 이뤄진 점에 투자자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버크셔 측은 애플 지분 매입이 버핏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월가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닌 소비재 기업에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을 취하고 있고, 버크셔가 대규모 지분을 매입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지난 2012년까지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약했던 웨슐러는 버핏이 직접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영입한 인물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