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간 일평균 거래량 19% 떨어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분기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로 뉴욕증시가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월가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거래량이 큰 폭으로 위축, 펀더멘털 측면에서 건강한 주가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뉴욕증시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59억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연초 이후 평균치에 비해 19% 낮은 수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2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인상 등 굵직한 현안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거래 위축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거래량 급감이 향후 가파른 약세장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조나단 카피나 메리디안 에퀴티 파트너스의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거래 규모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는 주가가 저항력 있게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냉각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9거래일 사이 연초 이후 거래량 기준 최저 3위와 4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거래량 최저일은 지난 8월29일이었지만 여름 휴가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난 3년간 해마다 10월 거래량이 연중 평균치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거래량 급감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여름철 지지부진했던 거래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권을 필두로 기업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상황에 주식시장의 손바뀜이 마비 증세를 보이자 월가는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전년 대비 2.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전망치는 최근 0.2% 증가로 개선됐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실정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현금 비중이 5.8%로 상승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포트폴리오의 30%를 현금으로 채웠다고 밝혔다.
JMP증권의 톰 라이트 이사는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주식시장이 잠재 매수 세력을 유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규 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최근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