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이달내 자본확충계획 마련..구조조정 속도 '관건'
소난골 악재, 수주절벽은 리스크..추가 감축에 노조 반발
[뉴스핌=조인영 기자] 법정관리 등 '퇴출설'이 나오는 대우조선이 상장폐지, 소난골 악재, 수주절벽 등 유동성 위기를 딛고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 거제도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 |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추이를 보아가며 출자규모 등 자본확충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으로, 가급적 빨리 자구안을 이행해야 회의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달 말까지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출자전환 등 대규모 자본확충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1조1894억원의 순손실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은 부채비율만 7000%를 넘어섰다.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이에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대우조선에 수혈하기로 했다. 출자전환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산은-수은, 출자전환액 놓고 기싸움
문제는 출자전환액을 놓고 산은과 수은이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당초 출자전환은 하지 않기로 했던 수은은 예정에 없던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대우조선 경영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경우, 출자전환한 주식은 휴짓조각이 될 수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산은이 확정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면 산은은 출자전환·유상증자 2조원, 신규대출 6000억원 등으로 2조6000억원을, 수은이 신규대출로 1조6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출자전환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우조선 상황이 악화된 점을 감안했을 때 (2조원에서) 좀 더 자본 확충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가 수은에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관변경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장 결정지을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두 은행은 대우조선 지원 분담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산은은 채권비율대로 수은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했지만 수은은 최대주주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소난골 협상 장기화..수주절벽도 부담
1조원대 소난골 협상도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은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기를 수주했다.
당초 1호기를 6월 말, 2호기는 7월 말 각각 인도 예정이었으나 소난골 측의 보증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성립 사장과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소난골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인도 기한을 9월 말로 잠정 협의했으나 10월 현재까지도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보증처가 관건이나 국내 금융기관이 소난골에 보증하기 위해선 석유 시추 관련 이익 권 등 유력한 담보가 전제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절벽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올해 수주액은 현재까지 13억달러(1조5000억원) 정도로, 당초 예상치인 35억달러(4조원)의 40%도 채 되지 않는다. 연말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선 올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은 당장 내년 4월부터 9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며 2018년엔 3500억원, 2019년 6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뼈 깎는 구조조정..올해 1만명 이하로 축소
대우조선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달 말 종료를 목표로 현재 생산직을 포함해 총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지원조직 등을 대상으로 2000명 가량의 분사도 추진하는 등 총 3000명을 감원한다.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은 올해에만 1만명 이하로 축소돼 별도의 신규 자금 없이 대우조선 정상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분석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2사 체제'가 비합리적인 판단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의 자구안 이행과 채권단의 자본확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앞서 조선산업 구조조정 용역을 맡은 맥킨지는 최근 대우조선이 2020년 기준 3조3000억원의 자금 부족 사태를 맞게될 것이라는 내용의 용역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인도 지연 등 악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년 하반기 운영자금 부족으로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우조선은 "조선사의 향후 전략과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설비 축소, 인력 감축, 자산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이미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자구안엔 대우조선 자회사 14개를 모두 매각하고 플로팅 도크 매각 등 생산설비를 30% 축소하는 방안이 담겼다. 특수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한 후 IPO(기업공개) 등으로 유동성을 조달한다.
이에 반발해 대우조선 노조는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전개한다. 17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8일부터 3일간 지역집회, 결의대회 등으로 희망퇴직, 분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