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NH투자증권은 13일 중국 선강퉁(홍콩과 선전증시의 교차거래) 시행에 대해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며 중국 주식의 압축과 선택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중국투자전략 연구원은 "선강퉁이 무조건 호재는 아니다"라며 "선전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 및 변동성을 감안하면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수 업종과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 매매) 시행 때를 보면 지난해 중국증시 급등이 꼭 후강퉁 효과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당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서 증시로 유입됐고 신용거래 활성화로 증시 랠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후강퉁은 지난 2014년 11월 17일 공식적으로 시행됐는데, 상해종합지수는 후강퉁 시행을 발표한 4월 이후 시행일까지 약 17.5% 상승했다.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지난해 6월까지는 약 108.8% 급등했다.
박 연구원은 "후강퉁이 시행되기 전까지 중국증시가 상승한 것은 외국인 자금이 중국본토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시행 후 급등은 후강퉁 효과라기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레버리지 효과 등 다양한 요소가 공동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후강퉁 시행 당시에는 많은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서 증시로 유입됐다"며 "인민은행은 그 당시 증시부양을 위해 여러 차례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지만 부동산 경기는 구매제한 등 규제정책으로 위축되며 자연스레 유동성이 증시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내 신용거래 뿐만 아니라 우산신탁, 레버리지 비율이 10배까지 가능한 장외 레버리지 수단까지 등장했다"며 "다양한 레버리지 수단의 활성화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증시 랠리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기대됐던 A-H 프리미엄은 오히려 확대됐다"며 "후강퉁은 본토 및 홍콩 투자자들에게 상대방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본토와 홍콩 시장을 여전히 독립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강퉁이 시행되더라도 무조건 홍콩이나 본토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기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전증시의 밸류에이션, 효과, 변동성도 주의할 요소다.
박 연구원은 "선전시장의 높은 성장성에도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이라며 "12개월 포워드 기준 선진국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6.1배인데, 미국은 17.3배, 선전은 26.3배로 훨씬 높다"고 언급했다. 12개월 포워드 기준 신흥국 평균 PER도 12.4배인데 그중 높은 편인 인도네시아가 17.0배다.
또한 "변동성도 상당히 높다"며 "글로벌 주요 지수의 최근 5년 월간수익률의 표준편차를 계산해 본 결과 선전시장이 10.5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중국 내에서도 선강퉁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 당시만 해도 미국 양적완화가 종료된지 1달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이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후강퉁 시행 후 인민은행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여러차례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던 반면 현재 위안화 약세 전망이 여전히 우세해 추가 통화완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강퉁 시행 후 후강퉁 때와 같은 급등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2015년 6월 중국증시가 급락했을 때 이른바 ‘국가대표팀’이라는 정부자금이 주가를 부양했다"며 "2분기 기준 이러한 성격의 자금이 전체 A주 유통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7%로 추정되는데 일정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 자금이 여전히 증시조절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강퉁 시행 시점인 11~12월 전후로 부양이 예상되는 중국증시를 최선호주로 추천하지만, 선강퉁 때문에 '사자'는 논리는 아니다"라며 "중국 주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수 업종과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하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