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기 전에 자금 조달 나서"
[뉴스핌= 이홍규 기자] 9월 신흥시장의 회사채 발행액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레디트사이츠(CreditSights)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9월 신흥시장에서 발행된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액은 8월보다 3배 뛰어 오른 347억달러를 기록, 앞서 7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지역 별로 보면 전체 발행액 중 아시아 지역이 70%를 차지하며 2000년 이후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게 된 배경은 신규 투자 요인도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차환 발행을 통해 이자 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한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중국부터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핌코의 로날드 미에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중국의 경우 조달한 자금이 상당부분 기존 부채 상환에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미국달러화로 조달하는 하이일드채 발행기업의 경우 지역 회사채 발행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최근 조달한 자금의 3/4은 차환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부 국가에서는 회사채 신규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로 투자에 나서지 않고 다른 곳에 전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HSBC의 프레드릭 노이만 아시아 이코노믹리서치 공동 헤드는 "중국에서 기업들은 일단 차환한 뒤 새롭게 조달한 자금을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임금 지불을 위해 사용하거나, 손실을 메꾸거나, 투기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의 도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거나 연준이 예상 밖으로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를 보일 경우, 기업들의 이 '허약한' 균형은 쉽게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