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 후 한국총영사관 찾아 망명 신청"
외교부 "탈북민 신변안전·외교문제로 확인 안해주는 게 원칙"
[뉴스핌=이영태 기자] 지난 7월 중순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 학생이 한국에 도착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홍콩 팩트와이어통신은 28일 지난 7월 홍콩에서 열린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다가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던 18세 북한 학생이 지난 주말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의 모습.<사진=팩트와이어/뉴시스>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팩트와이어통신 등은 28일 탈북학생이 홍콩 한국총영사관에서 80일간 은신하다가 지난 주말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했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이 학생이 한국에 무사히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베이징 주재 대사관에서 파견된 한국 측 관계자가 이 학생이 홍콩을 떠나 한국으로 가는 업무를 책임졌다고 밝혔다.
팩트와이어는 이 학생이 한국총영사관 내 회의실에서 머물렀으며 식사와 취침을 포함해 24시간 총영사관 직원들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이 학생은 시간보내기 용으로 전자오락기를 받았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도 소개했다.
앞서 홍콩 언론들은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를 위해 7월6일부터 홍콩에 머물던 북한 수학영재가 같은 달 16일 저녁 사라진 뒤 홍콩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학생은 다른 5명의 구성원, 2명의 인솔자로 북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개 금메달과 4개 은메달을 받았다.
연합뉴스도 이날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 학생이 지난 24일 홍콩을 떠나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학생이 홍콩에 도착한 지 약 80일, 홍콩 한국 총영사관에 진입한 지 약 70일 만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탈북자가 중국에서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제3국을 거쳤지만, 당일 한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제3국이 어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학생은 1997년 7월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에 진입한 탈북자다. 홍콩에서 탈북자가 한국행을 허가받은 것도 주권 반환 이후 처음이다. 주권반환 전인 1993∼1997년 6월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간 탈북자는 1996년 12월 망명한 북한 주민 김경호씨 일가족 17명을 포함해 4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 학생의 탈북과 국내 도착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탈북 관련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탈북민의 신변안전, 관련국과의 외교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해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 정부는 탈북민 문제 발생시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탈북민의 안전이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