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생중계 사고' 계기로 자체 기술 개발 필요성 커져
CDN 확장과 자체 개발한 P2P 기술을 더해 동영상 업그레이드
사용자 컴퓨팅 자원 활동하고도 광고 시청 불편 제기.."광고 시간 줄이겠다"
[뉴스핌=이수경 기자] 네이버가 자사 동영상 플레이어인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를 주축으로 동영상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TV캐스트' 고화질(HD급) 동영상 시청을 위해 자사 동영상 플레이어 앱인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 설치를 안내하고 있다.
최근 애플의 iOS 정책 완화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네이버는 지난 8월부터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광고와 고화질 영상을 함께 송출하고 있다. PC에서는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을 위해 자체 개발한 플레이어와 크롬 플러그인을 배포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플레이어에 비해 안정적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손꼽고 있다. 여기에는 P2P(그리드 컴퓨팅)라는 비밀이 함께 숨겨져 있다.
<사진=네이버> |
◆’김연아 생중계 사고’ 반면교사 삼은 네이버..자체 인프라 구축에 주력
네이버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이용자에게 끊임없는 동영상 시청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를 사용해왔다. CDN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네트워크 서버에 미리 저장한 대용량 콘텐츠를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빠르게 전송해 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뉴욕에서 열리는 인기 아이돌 콘서트를 생중계한다고 가정하자. 서울, 파리, 도쿄, 베이징 등 전세계 팬들이 앞다투어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를 보려고 할 것이다. 국가별 중간 거점 지역에 미리 CDN을 구축하면 수천, 수만 킬로미터 전송되는 데이터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09년부터는 외국인 이용자를 위한 글로벌 CDN 구축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해외 거점 지역과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CDN 망을 그렸다. 그 결과 현재 네이버는 전세계 120개국, 1200개 이상의 거점에 글로벌 CDN을 구축한 상태다. 향후 라인을 비롯, 글로벌향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CDN 임대에 들이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장비를 늘린다고 해서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는 비용절감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빌려왔다. 그리드 컴퓨팅은 이용자의 컴퓨팅 자원을 일종의 서버처럼 활용하는 기술이다.
그러다 지난 2010년 2월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 경기 생중계 도중 화면이 정지되는 사고가 터졌다. 원천 기술이 아니다보니 원인 규명도 어려웠다. 이에 네이버는 그리드를 활용하는 동영상 전송기술을 자체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체 그리드 기술은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안정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리소스를 활용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광고는 우리 탓 아니예요"
네이버가 연구개발 및 인프라에 상당히 투자한 만큼 HD 동영상 시청에 따르는 광고를 기꺼이 허용하겠다는 사용자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자신의 컴퓨팅 자원을 네이버에 내어주면서 15초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일부 사용자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 설치시 약관을 통해 사용자의 PC나 모바일 기기의 CPU를 사용한다는 동의를 받고 있으나 꼼꼼히 읽어보지 않으면 알기도 쉽지 않다.
서비스 제공자인 네이버가 동영상 광고로 수익을 거두는 와중에 사용자에게 일부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도 있다. 디지털마케팅 전문업체인 리서치애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네이버 동영상 광고 매체비로 139억6400만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네이버에게 돌아가는 수수료(최소 10%)를 따져도 연간 1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 비용을 절감한 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드 컴퓨팅의 효용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자체 서버나 CDN 대비 최대 9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배터리 소모도 적고 와이파이 기반으로 동작하기에 데이터 비용 부담도 없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파일 한두 개 더 업/다운로드한다고 해서 남아도는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건 큰 무리가 없다"며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는 한 클라이언트(사용자) 단에 문제가 없으니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P2P는 큰 문제가 없는 이 상황에서 네이버는 광고 시청 시간을 줄이는 카드를 내밀었다. 최근 자사가 광고 영업권을 가진 150초(2분30초) 이상 콘텐츠에만 15초 광고를 적용하기로 정책을 변경했다. 또한 전체 동영상 길이의 10%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동영상 재생수가 늘어나고 화질도 울트라 HD 급으로 점차 좋아지고 있는 만큼, 자사를 포함한 국내 동영상 업체들은 서비스 안정성과 비용 문제로 당분간 그리드 기술은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동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유튜브와 달리 네이버는 TV캐스트 동영상에만 광고를 붙이고 있다. 사용자 동영상, 쥬니버 동영상 등 대부분 서비스는 광고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