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tv팟∙카카오TV 통합 작업.."동영상 생산∙유통 일원화"
차세대 HTML5 기반 비디오 플레이어도 개발..네이버∙구글 추격
이원화 운영기간 클수록 리소스 커질 가능성 높아..조속한 통합 필요 대두
[뉴스핌=이수경 기자] 카카오가 PC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통합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네이버, 구글 등 경쟁 업체를 따라잡기에는 한 박자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사 동영상 서비스인 'tv팟'과 '카카오TV'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제각기 운영되던 카카오TV 플레이어와 tv팟 플레이어를 하나로 합치는 기술 인프라 구축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동영상 재생 기능을 담당하는 플레이어를 따로 만들었다. 플랫폼마다 서로 다른 콘텐츠 소비 방식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목적이었다.
tv팟은 PC중심의 UCC(사용자가 직접 만든 저작물) 열풍이 불었던 2006년(당시 다음), 카카오TV는 개인방송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던 2015년(당시 다음카카오) 출시됐다. 카카오TV는 철저히 카카오톡 위주의 동영상 유통과 소비에 집중했다. tv팟은 PC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됐다.
그러나 의사 결정 구조나 업데이트 개발 등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채널을 단일화하면 동영상 콘텐츠 유통 효율성과 생산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두 플레이어가 동일한 동영상 재생 기능을 중복적으로 제공하기는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며 "인프라 통합은 동영상의 생산과 유통 단계를 일원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차세대 인터넷 규격인 HTML5 기반의 비디오 플레이어에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취약한 보안, 높은 리소스 점유율 등을 이유로 플래시 플레이어를 차단하는 기업이 태반인 상황이다. HTML5로의 이행은 카카오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동영상을 배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맥북에서 사파리 브라우저를 카카오의 동영상 서비스인 'tv팟'을 실행하면 플래시 플레이어 플러그인을 설치를 안내하는 팝업창이 뜬다. <사진=tv팟 PC 웹페이지 화면 캡처> |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동영상 통합 작업에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이버와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경쟁 업체들은 모바일, PC에서의 동영상 재생에 관한 기술 인프라 통합을 거의 끝마쳤다. 서비스 환경에 따라 부분적으로 플래시가 구동되는 정도다. 카카오는 PC 웹 동영상의 경우 플래시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IT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개발자는 "업계에서는 HTML5 지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영세한 사이트라면 굳이 돈을 들여 인프라를 당장 바꿀 필요가 없겠지만, 자본과 규모가 되는 카카오가 안 한 것은 콘텐츠 유출 방지 등의 기술적인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이원화해 운영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입되는 자원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영상 재생 환경에 대한 체감한 큰 변화가 없으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나 신뢰도가 떨어져 트래픽이 감소하고, 결국 광고 매출 하락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
카카오의 2016년 2분기 광고 부문 매출 실적 <사진=카카오> |
무엇보다 카카오의 광고 매출의 감소세를 고려할 때 향후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2분기 카카오의 광고 부문 매출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는 등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동영상 트래픽과 이로 인해 발행하는 매출이 비례 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영상 사업에 고삐를 쥐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인프라 통합이나 플래시 의존도와 광고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보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안정적인 기술 지원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리뉴얼 시점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tv팟과 카카오TV 중 어느 브랜드가 존속될지에 대해서도 미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V가 tv팟을 흡수하는 형태가 된다는 이야기는 현재로써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