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BOJ가 시장 위험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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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오는 21일 일본은행(BOJ)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에서 잇따라 통화정책을 발표하면서 내용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과 채권, 상품 등 시장 전반에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개 더 큰 시장 파급력을 갖는 것은 연준이지만 이번의 경우 동결 전망이 대체로 우세한 만큼 시장 서프라이즈는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BOJ에서 나올 확률이 더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브스 등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들 의견을 인용, 연준이 이번 달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상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내놓을 통화정책 평가와 추가 행보가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 BOJ 시나리오? '안 가본 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BOJ 통화정책 결정과 현 정책 평가에 대해서는 갖가지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어 시장 파장 역시 예측불허라는 판단이다.
슈로더 투자운용 채권대표 사이먼 도일은 BOJ가 중앙은행 정책 실험의 선구자인 만큼 현재의 양적완화(QE)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평가 내용이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평가 내용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로드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주에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BOJ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2년이라는 기한을 없애고 2% 물가 지속이라는 목표가 실현될 때까지 완화 정책을 지속하는 쪽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QIC 리서치 및 전략 대표 카트리나 킹은 완화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매입할 채권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BOJ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2%까지 10bp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록 글로벌 채권부 수석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BOJ가 80조엔으로 표기된 기존 연간 채권매입 목표치를 액수가 아닌 ‘범위’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BOJ가 단기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장기 금리 상승을 유도하는 이른바 ‘역(逆)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도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핌코 일본 대표 마사나오 도모야 역시 BOJ가 적정 통화완화 기준으로 “중립금리(neutral interest rate)”를 사용하는 대신 “중립 수익률곡선(neural yield curve)”을 사용해 장기 금리가 더 오르도록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BOJ가 아무런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평가는 현 정책의 장점을 지지하는 기반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 FOMC, 내부 '이견 조율'이 관건
연준의 경우 BOJ에 비해 전망은 비교적 단순하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전망이 단 12%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히려 12월 인상 가능성은 55%로 이전보다 높게 잡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다만 내부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르라는 압력도 만만치 않아 막판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JP모간 회장 제이미 다이먼은 “그냥 금리를 올리라”며 25bp 인상으로도 충분치 않다는 강경론을 제시했다.
연준이 행동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충분히 회복 됐으며 완전고용 상태에 근접한 만큼 금리 정상화를 더 미뤘다가는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위원들 대다수가 미국의 경제 회복 상황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지만 고용 상황 개선을 어디까지 지켜봐야 할지를 두고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라엘 브레이너드나 다니엘 타룰로 연준이사 등은 실업률이 4.9% 밑으로 더 내릴 때까지 지켜봐도 괜찮다는 입장인 반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은 실업률이 지나치게 내려가면 물가 급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은 재닛 옐런 연준의장 기자회견과 점도표 변화, 경제평가, 대외리스크 판단, 분기 경제전망 하향 가능성 등을 통해 올 연말 인상 가능성을 점쳐볼 예정이다.
◆ '가만히 있으라'.. 숨죽인 시장참가자들
일단 BOJ와 연준 정책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금융시장은 관망세를 견지할 확률이 높다. 가급적 정책 변화가 없는 것이 시장에게는 이로운 상황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정책을 동결할 경우에는 미국 달러는 매도, 일본 엔화는 매수 압력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골드만삭스 외환 전략가 로빈 브룩스는 BOJ도 정책 동결이 예상된다며 달러/엔 환율 3개월 전망치를 115엔에서 108엔으로, 6개월 전망치는 120엔에서 110엔으로 모두 하향 조정했다.
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Gold) 선물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변동성이 높아졌던 주식시장도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준보다는 BOJ의 정책 결과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더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BOJ가 전반적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고 단기물 채권에 무게를 두면 장기물 국채 수익률 상승이 더욱 뚜렷해져 주가가 하락 부담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주 시장은 선진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난 바 있다.
QIC 리서치 소속 킹은 “BOJ가 추가 완화를 지속할 충분한 레버리지가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면 엔화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시장이 이미 통화정책 한계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한 리스크”라고 말했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 역시 연준의 경우 금리 인상이 시장 리스크가 되겠지만 BOJ의 경우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