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금호타이어 인수전 개막
부족한 자금 마련이 관건
[뉴스핌=이성웅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복원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 서울지점은 이날 금호타이어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수후보 찾기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이 보유 중인 금호타이어 주식 6636만9000주(42.1%)다.
이번 인수전에서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박 회장과 타 인수희망자가 동일한 가격을 제시했을 때 박 회장이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게 된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직까지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되찾아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후 2015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금호산업은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이 당시에도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었고 채권단과의 연이은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수대금 7228억원을 납부하고 금호산업과 그룹 오너 자리를 되찾게 됐다.
금호산업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도 변화를 맞았다. 박 회장 일가에서 71.8%를 보유 중인 금호기업이 지주회사가 되는 형태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지분 45.5%를 다시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보유한다. 아시아나 IDT를 비롯한 기타 계열사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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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호타이어만 인수전만 무사히 치루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워크아웃 7년만에 온전한 모습을 되찾게 된다.
다만 과정이 녹록치만은 않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세계 12위의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상당히 매력적인 기업으로 판단하고 있어 박 회장이 다른 인수희망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약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이다. 지난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에도 자금이 부족했던 박 회장은 현재의 지주회사인 금호기업을 세우며 CJ와 코오롱 등으로부터 42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받았다. 또 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도 3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에는 우선매수권의 제 3자 양도도 금지돼 있어 지난번과 같이 방법으로 자금을 모을 수 없어 온전히 박 회장의 힘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하거나 해외 투자자 등과 협력해 인수하는 방안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인수 적정가와 관련해선 다양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잘 마련하고 있다"라며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부분에 변함이 없는 만큼 매각 절차에 맞춰서 적절히 준비토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