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에게 가입권유로 실적높이던 관행 개선 의지
[뉴스핌=이지현 기자] 삼성생명이 건강한 고령자의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 동안은 건강한 61세 이상도 간편심사보험에 가입할수 있었지만, 이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 건강한 고객을 보험료가 비싼 간편심사보험에 가입을 권유, 영업실적을 높이던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9월 1일부터 연령 구분 없이 보험 가입자가 표준체(건강한 사람)로 확정되면 간편심사보험에 가입할 수없게 보험계약 인수기준을 변경했다.
삼성생명은 9월 1일부터 연령 구분 없이 보험 가입자가 표준체로 확정되면 간편심사보험에 가입이 안 되도록 보험계약 인수기준을 변경했다. <사진=삼성생명> |
간편심사보험이란 고령자·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요건을 완화한 상품이다. 통상 ▲ 최근 2년 이내 입원·수술 여부 ▲ 최근 5년 이내 암으로 진단·입원·수술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또 가입 연령도 일반 보험상품(65세 이하)과 달리 75세 이하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가입요건이 완화된 탓에 간편심사보험의 보험료는 일반 보험보다 1.1~2배 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보유자의 증가와 더불어 올해 잇단 신규 간편심사보험출시로 가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3만2000건이었던 간편심사보험 계약 건수는 올해 6월 202만6000건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이 비교적 쉽다 보니 일부 보험사에서 피보험자가 건강한 사람임에도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해 간편심사보험에 가입시키는 경우가 있었던 것.
금감원은 이에따라 지난 8월 '간편심사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 개선안'을 마련해 보험 가입자가 건강한 사람으로 확인된 경우 반드시 일반심사보험 가입을 안내하도록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 동안에도 61세 미만의 건강한 고객은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제한해 왔었다. 예외적으로 고령의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가입을 받을 수 있도록 했었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간편심사보험 불완전판매 개선 이행안이 발표됨에 따라 고령자의 경우에도 건강한 고객은 가입을 못하도록 인수기준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들도 간편심사보험의 표준체 고객 가입을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오는 10월 표준체 고객의 간편심사보험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아 사업방법서 및 기초서류를 수정할 예정이다. 다른 보험사들도 내년 1월까지 관련 내용을 서류에 반영한다는 계획.
다만 금융당국은 건강한 사람의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무조건적으로 막기 보다는 보험사의 확인 절차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건강한 고객 중 일부는 비싼 보험료를 내더라도 진단절차 없이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을 선호하기 때문.
금감원 보험감리실 관계자는 "간편심사보험 가입자 중 자신이 표준체인줄 모르고 비싼 보험료를 내게 된 사례가 있어 이를 개선토록 한 것"이라며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원하는 건강한 고객에게는 확인 절차를 더 강화하는 식으로 보험사 의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