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에 투자처 못 찾고 은행에 맡겨
[뉴스핌=송주오 기자] 은행예금이 120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대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원화 예수금은 221조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219조3000억원에 비해 2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원화 총수신도 213조원에서 216조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은행권 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 예금 잔액은 1200조9007억원이다. 지난 1월 997조2652억원과 비교하면 20% 가량 증가했다.
저축성예금은 1033조461억원으로 35조원 가량 늘었다. 요구불예금도 11조 증가한 167조8546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예금의 증가폭이 높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요구불예금과 같은 성격을 지닌 수시입출식 예금이 저축성예금 증가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전달대비 저축성예금이 14조원 늘었는데 수시입출식으로 분류하는 예금 증가액만 13조원에 달한다"며 "수시입출식 예금은 요구불예금과 같은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1월 1.38%에서 6월 1.2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금리는 0.49%에서 0.45%로 0.04%p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투자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려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 등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돈을 예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낮추는 상황에서 은행에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과 부동산, 주식 시장 등의 낮은 수익률 영향으로 은행 예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