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뷰티·K푸드 등 다양한 즐길거리 마련…방문객 '호평'
[로스앤젤레스(미국)=뉴스핌 함지현 기자] 샤이니, 블락비, I.O.I, 여자친구 등 유명 가수들이 소개될때마다 1만2000명의 관객들이 쏟아내는 함성이 미국 LA 스테이플즈 센터를 뒤흔들었다.
한국 콘서트에서 흔히볼 수 있는 이른바 '떼창'은 없었지만 LA에 모인 관객들이 쏟아내는 에너지는 한국가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NBA 유명 팀 LA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코트를 누비던 스테이플즈 센터에 내가 와 있구나라는 감상까지 잊게 만들 정도다.
지난 30일(현지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즈 센터에서 열린 'K콘(KCON) 2016 LA'는 CJ가 개최하는 K콘의 가장 화려한 꽃이다. CJ는 집객 효과가 큰 콘서트를 매개로 한류 콘텐츠와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융합해 KCON을 진행하고 있다. 즉, 화려한 콘서트를 보려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콘서트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여러 문화 콘텐츠까지 결합해 소개하는 것이다.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시도다.
화려한 콘서트가 열린 이날, 콘서트와 콘텐츠, 컨벤션이 한자리에 모인 KCON을 직접 방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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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
콘서트가 열리기 전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선보이고 있는 LA 컨벤션센터를 가보니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 KCON을 즐기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가 여러곳에서 울려퍼졌다. 바로 문 앞에서는 방탄소년단의 'I NEED YOU' 노래에 맞춰 군무가 벌어졌다. 특이한 점은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무대에 나서 춤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대에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며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중앙 메인무대에서는 한 흑인 여성이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가 들렸다. 수준이 매우 높아 초대 가수일거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K팝페스티벌 US파이널'이라는 글씨와 심사위원석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 전역에서 진행한 K팝페스티벌의 결승전이었던 것이다.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펼쳐지고 있다. 주최측은 입상자들 중 일부를 오는 9월 한국으로 초청해 결승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의 음악만 즐길 수 있는게 아니다.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토니모리 등 K뷰티가 모여있는 블록에서는 어린 소녀들이 한국 화장품을 접하고 있었다. 비비고 부스에서는 여러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 보는가 하면 만두, 닭강정 등 한국 음식을 맛보기도 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VR(가상현실) 체험존에서는 홀로그램으로 된 K팝 스타와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석굴암도 경험하고 있었다.
한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K-스타트업 부스. 기자가 찾았을 때에는 사람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KCON측에서는 중소기업 부스 5곳에서 스템프를 받으면 타로점을 봐 주는 등의 이벤트로 일반 고객을 모으는 동시에 직접 현지 바이어를 상대하거나 B2B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다보니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는 게 직접 참여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걸음을 옮기다보니 이 곳에 위치한 다양한 부스에서는 돌림판을 이용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곳마다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미국 관객의 경우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무언가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즐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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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
"I love it."
두 친구와 함께 KCON을 찾은 10대 소녀 매릴린(Marilyn) 양은 컨벤션을 둘러본 소감을 묻자 한마디로 답했다. 이전에도 KCON을 방문해 본적이 있다는 그녀는 "평소 한국 문화에 노출될 기회가 없었는데 이 곳을 찾으면 다양한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어서 다시 오게됐다"며 "아직 한국을 가 본적이 없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수퍼주니어의 규현을 좋아하고 2년 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힌 19세 여성 바네사(vanessa). 그녀는 "KCON을 둘러보니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며 "한국 음악 뿐 아니라 한국 음식도 매우 좋아하는데 오늘 밤에도 불고기를 먹을 예정"이라고 웃어보였다.
2010년부터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는 베아트리체(Beatrice)씨는 (40대, 여성) 케이팝과 한국 패션, 도시를 좋아하는 두 딸과 이곳을 찾았다. 그녀는 "KCON에 매번 오는데 즐길 것이 많아서 좋다"며 "작년에 한국을 다녀 왔는데 내년에 또 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까지 남기고 떠나갔다.
CJ그룹은 행사 이틀째인 이날까지 하루에 약 1만2000명의 인원이 KCON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측은 오는 2020년까지 KCON을 연 10회이상으로 확대해, 총 4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2012년 처음 시작된 KCON은 3년만인 2015년에는 미국 LA에 이어 일본과 미국 뉴욕까지 확대해 총 3회의 KCON을 통해 약 9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회사측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5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CJ는 지난 3월 UAE 아부다비, 4월 일본, 6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 이어 7월 미국 LA와 10월 중국(검토 중)까지 합하면 총 7회 행사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지난해의 2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